풀과 나무 많은 곳 살면 월경전 증후군 줄어 (연구)
푸르른 녹지와 가까운 곳에 사는 것이 월경전 증후군(PMS)의 신체적, 심리적 증상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과학저널 «국제 환경» 2022년 1월호에 실릴 예정인 노르웨이 베르겐대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세계보건연구소(ISGlobal)의 공동연구결과를 토대로 영국의 가디언지가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PMS는 월경이 시작되기 수 일 전부터 피로감, 유방통증, 집중력 저하, 초조감, 두통, 복통, 어지러움, 짜증스러움, 부종 등의 증상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가임기 여성의 최대 20%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원인 중 하나로 환경적 요인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녹지와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진은 노르웨이 베르겐과 스웨덴의 예테보리, 우메오, 웁살라에 사는 18세~49세 여성 1069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주거환경과 PMS 증상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시험 참가 여성들은 과민성, 불안, 눈물 또는 민감성 증가, 수면곤란, 우울증, 가슴 압통, 복부 팽만감, 헤아 등의 일반적인 PMS 증상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포함한 설문에 응답했다. 연구진은 이들 여성들 주거지 주변 녹지공간을 계산하기 위해 식물의 식생여부를 영상으로 포착하는 정규식생지수(NDVI)를 적용하는 한편 대기오염에 대한 노출도 추정했다.
그 결과 녹지 공간이 더 넓은 지역에 사는 여성이 PMS 증상이 적고 불안, 우울증, 수면곤란, 가슴 압통, 복부 팽만감을 덜 경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제1저자인 베르겐대의 카이 트리에브너 연구원은 “녹지 공간에 노출됐을 때 개선되는 네 가지 증상 중 세 가지가 심리적인 증상이었는데, 이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것과 같았다”면서 “자연과의 접촉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 건강을 향상시켜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녹지가 급성스트레스를 받을 때 체내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티솔의 수치를 낮춰주는 것이 주효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PMS 증상을 악화시키고 코티솔의 수치를 증가시키는데 이는 결국 PMS 증상의 발현과 관련된 프로게스테론(난소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 여성호르몬)의 분비 증가로 이어지게 됩니다.”
연구진은 PMS 증세 감소 혜택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해선 오랜 시간 녹지공간에 노출되야 한다는 것도 발견했다. 이번 논문의 교신 저자인 ISGlobal의 파얌 다드반드 연구원은 “특정시점에서 녹지 노출 효과를 분석했을 때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녹지 노출 효과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장기성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전의 연구는 자연공간을 가까이 접하면 신체 활동이 증가하고 오염된 대기에 노출되지 않기에 비슷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런 요인들이 PMS 증세 감소와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드반드 연구원은 “녹지가 건강에 미치는 이로운 영향에 대한 증가하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시들은 여전히 녹지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여성건강을 위해서라도 도시 속 녹지공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노력이 가일층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