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커피를 마시면 쾌변할까?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이 많다.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몸이 깨어난다. 커피를 마시면? 머리가 깨어난다.
다른 이유로 커피가 필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커피를 마셔야 화장실에 갈 수 있다는 것.
정말 커피가 변의를 자극하는 걸까? 그렇다면 어떤 메커니즘일까? 미국 '뉴욕 타임스'가 전문가의 설명을 들었다.
커피는 천 가지 이상의 화학 물질을 함유한 음료다. 그중 많은 종류가 염증과 싸우고 산화를 방지하는 작용을 한다. 위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밝혀진 사실은 별로 없다.
오레곤 건강과학대 로버트 마틴달 교수에 따르면, 관련 연구가 부족한 까닭이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면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게 카페인 탓만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1998년, 아이오와대 연구진은 디카페인 커피도 카페인 커피와 마찬가지로 직장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뜨거운 물 한 잔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커피가 모든 사람에게 같은 효과를 내는 게 아니라는 사실 또한 뚜렷하다. 1990년 영국의 로열 할람셔 병원 연구진이 92명의 젊은이들을 조사한 결과, 커피를 마시면 변의를 느끼는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게다가 그들 대부분(63%)은 여성이었다.
커피가 배변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그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위의 연구진이 행한 실험에 따르면, 커피를 마시고 장 근육이 수축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4분에 불과했다.
커피가 위를 지나 결장에 이르기까지는 적어도 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4분 만에 '신호'가 오는 까닭은? 커피가 위에 도착하자마자 뇌가 반응해 결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즉 커피는 다른 음식에 비해 뇌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커피 한 잔(236ml)은 1000칼로리 식사와 같은 정도의 결장 수축을 유발한다.
커피의 이런 위력은 복부 수술 후 회복기에 있는 환자들을 비롯해 장 기능이 떨어진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만성 변비 환자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너무 커피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식단을 건강하게 바꾸려는 노력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과용도 경계할 것. 카페인 섭취는 하루 400mg 이하로, 즉 커피는 하루 석 잔 이하로 마시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