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중 피부 가려움 “맞춤형 보습제 써야 낫는다”
항암치료로 피부 건조 및 가려움증을 겪는 암환자에게는 일반 보습제가 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피부가 거칠고 가려움이 심해진다. 항암제는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 특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치료 기간에는 암과 비슷한 속도로 분열하는 피부의 상피세포 역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안진석, 조주희,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 항암 환자 중 피부 건조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심해졌다고 호소한 176명을 대상으로 맞춤형 보습제 효과를 밝혀냈다. 지난 2012년부터 삼성서울병원과 아모레퍼시픽이 공동으로 수행한 항암치료로 인한 피부-모발 변화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지난 2014년 진행한 연구에서 항암치료 후 피부 건조 증상이 유분량 감소가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고함량 세라마이드 처방을 개발해 맞춤형 보습제로 사용했다. 이를 반영한 제품이 바로 프리메라 수딩센서티브 크림이다.
연구팀은 항암 환자를 무작위로 맞춤형 보습제 사용군(59명), 일반 보습제 사용군(61명), 본인 사용 제품 유지군(56명)으로 나눈 뒤 하루에 2번씩 보습제를 바르게 했다. 다른 제품으로 인한 효과를 막기 위해 세안제나 스킨, 선크림, 바디로션 등을 모두 동일한 제품으로 사용하게 했다.
연구팀은 항암 치료가 끝나고 1개월 후 환자자기평가결과(Patient-Reported Outcome; PRO)에 따라 건조함으로 인한 불편과 삶의 질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환자의 피부 상태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기존 보습제 사용군은 27.9%가 심한 건조증을 호소했지만, 맞춤형 보습제 사용군에서는 이 비율이 8.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뺨 부위 유분량 유지에도 효과가 있었는지 측정하자 맞춤형 보습제 사용군에서 대조군 대비 항암 치료 중에도 유분량이 높게 측정됐다.
조주희 교수는 “항암치료 중 다양한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치료와 삶의 균형을 찾아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진석 교수는 “암에 걸리면 많은 변화가 생긴다. 암 치료 과정에서 피부 상태가 변하거나 탈모 등이 생겨 심적 고통을 겪기도 한다”면서 “익숙했던 외모가 치료 과정에서 달라지면 자신감이 사라지고 삶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은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를 줄여주는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암 환자들이 치료와 삶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미국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IF 11.527)》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