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발견 100주년! 제1형 당뇨병 완치 길 열리나?
당뇨병은 그 원인에 따라 제1형과 제2형이 있다. 전체 당뇨병 환자의 5%가량을 차지하는 제1형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한 인슐린 결핍으로 발생하며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병한다. 80% 이상을 치자하는 제2형은 나이가 들면서 인슐린 분비의 반응성은 떨어지고 세포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서 발생한다.
올해 3월부터 제1형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줄기세포 임상시험이 효과를 발휘해 그중 한 명이 최초의 완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엘리리아에 사는 전직 체신공무원 브라이언 셸턴(64)이다.
오랫동안 제1형 당뇨병을 앓던 그는 갑자기 혈당이 떨어지면 예고도 없이 의식을 잃곤 했다. 그러다 7년 전 오토바이를 타고 우편배달을 하던 도중 의식을 잃어 벽에 충돌했다. 이 사건으로 그는 25년을 재직하던 체신부를 57세의 나이에 그만둬야 했다.
실의에 빠져 지내던 그는 미국의 희귀질환 치료제 제약사인 버텍스 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s)에서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법(VX-880) 임상시험에 참가하라는 제의를 받았다. 셀턴은 자신뿐 아니라 현재 10대인 딸과 어린 아들까지 병들게 한 제1형 당뇨의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명감에 여기에 자원했고 1호 환자로 6월 29일부터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인슐린은 췌장(이자) 끝에 있는 내분비 세포의 덩어리로 이뤄진 랑게르한스섬에서 생성된다. 제1형 당뇨병은 인체의 면역체계가 랑게르한스섬을 자체 공격해 파괴함으로써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발생한다. 보통 13~14세 무렵부터 시작되며 증세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좀 더 흔한 제2형 당뇨병과 달리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으면 혈당조절이 안되기에 치명적 결과를 낳게 된다.
지금까지 유일한 치료법은 다른 사람의 췌장이나 랑게르한스섬을 이식받는 것이었으나 장기 부족으로 인해 극히 일부만 혜택을 받았다.
셀턴을 포함한 17명의 환자는 인슐린 대신 줄기세포에서 분화된 정상 췌도 세포를 주입받는다. 이때 부작용 방지를 위해서 체장이식을 받는 환자와 마찬가지로 면역체계를 억제하는 약을 먹어야한다. 셀턴은 혈당수치를 계속 관찰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보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부작용도 없고 훨씬 덜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그렇게 치료를 받고 3개월 뒤 셀턴은 자체 인슐린을 생산할 수 있게 됐고 혈당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기적에 가깝다. 감사하다는 말 밖엔 나오지 않는다”가 검사결과를 손에 쥔 그의 반응이었다.
현재는 퇴원해 정상적 생활을 하고 있는 셸턴을 비롯한 17명의 자원자는 앞으로도 면역억제제를 계속 복용해야 한다. 그들의 동태를 관찰하는 임상시험은 앞으로도 4년 6개월가량이 남았다. 하지만 어쩌면 새로운 치료법으로 첫 완치자가 되는 셸턴의 사례는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150만 명 미국인에게 커다란 희망이 되고 있다.
셸턴의 사례를 검토한 당뇨병 연구가들은 앞으로도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워싱턴대의 일 허시 교수는 “우리는 문자 그대로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수십 년동안 기다려 왔다”고 했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피터 버틀러 교수도 “잃어버린 세포를 돌려줌으로써 당뇨병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은 100년 전 인슐린이 처음 발견됐을 때의 기적에 버금가는 일”이라고 했다. 올해는 캐나다의 생리학자 프레데릭 밴팅이 인슐린을 발견한지 100주년이 된다.
-제1형 당뇨병 앓던 美 체신공무원, 퇴원 후 정상 생활해
셀턴의 기적은 30년 전인 1991년 하버드대의 생물학자인 더그 멜튼이 생후 6개월 된 아들 샘이 몸을 떨고 구토를 하며 숨을 헐떡이는 순간 시작됐다. 너무 놀라 병원을 찾았지만 소아과의사는 병명을 알지 못했고 종합병원으로 이송된 뒤 에야 제1당뇨병임을 알게 됐다. 이후 셀턴 부부는 샘의 혈당수치를 재기 위해 하루 네 차례 씩 아기의 손발에 바늘을 찔러야 했고 아기용 인슐린이 없어 일일이 희석한 인슐린을 주사해야 했다. 샘 보다 네 살 많은 딸 엠마도 14세 때 이 병이 발병했다.
멜튼 박사는 원래 개구리 발달을 연구해 왔으나 이를 계기로 연구 목표를 당뇨병 치료법 찾는 것으로 수정했다. 그는 배아줄기세포에서 정상적인 랑게르한스섬 세포를 분화해 이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인간 배아 연구를 위한 연방자금 사용을 중단시키면서 자금난을 겪게 됐다. 멜튼 박사는 그 대신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하버드대, 개인 자선가들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별도의 연구실을 차렸다. 당시 그의 계산에 따르면 15명의 연구원이 20년 동안 이 연구에만 매진해 치료범을 찾아내는 데 5000만 달러가 필요했다.
전환점이 생긴 것은 2014년이었다. 멜튼 연구팀은 줄기세포가 췌장의 랑게르한섬 세포로 분화되는 과정에 따라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보라 염료를 띠도록 했다. 몇 년간 초록색 단계를 넘지 못했으나 그해 어느 날 연구팀의 펠리시아 팔리우카 박사후 연구원은 줄기세포를 키우는 액체의 염료가 파란 빛을 띠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곧 줄기세포에서 배양된 췌장세포를 손에 쥐게 됐다.
멜튼 박사는 그해 자신의 자녀 이름인 샘과 엠마의 이름을 섞은 셈마(Semma)라는 회사를 세웠다. 그리고 다시 췌장세포를 대량 배양시키는 기술을 터득하는데 5년의 세월이 걸렸다.셈마는 이후 세포 및 유전자 치료 전문가인 바스티아노 사나 박사의 주도 아래 생쥐 대상 동물시험에까지 성공했다.
문제는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 이를 위해선 엄청난 자금과 인력을 둔 대규모 제약회사와 협업이 절실했다. 2019년 4월 멜튼 박사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열린 회의에서 하버드대 유전의학 교수인 데이비드 앨트슐러를 만나 점심식사 시간에 셈마가 만든 랑게르한섬 세포가 들어있는 작은 유리병을 보여줬다. 앨트슐러 교수는 당시 버텍스 제약의 최고과학책임자에 막 임명됐을 때였고 8주 뒤 버텍스는 9억5000만 달러에 셈마를 인수했고 사나 박사는 버텍스의 전무이사가 됐다.
버텍스는 셈마를 인수하고 2년도 안 돼 임상시험을 위한 FDA 승인을 받아냈다. 또 줄기세포가 랑게르한섬 세포로 발현되는 과정을 무균 상태로 유지하고 환자에게 세포액을 주입하는 과정까지의 안정성 확보에 공을 들였다. VX-880 치료법이 최종 승인되기 전까지 버텍스는 그 가격을 발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상당히 고가일 가능성이 크다.
10월 버텍스가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 멜튼 박사도 있었다. 이 프로젝트에 수십년의 세월과 열정을 쏟은 그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결과가 나쁘게 나올 경우 버텍스 사람들을 격려해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발표가 끝난 순간 그는 함박미소를 지었고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샘과 엠마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그 결과를 전했다. 그 반으에 대해 그는 NYT에 이렇게 밝혔다. “그냥 많은 눈물과 포옹이 있었다고만 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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