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먹어도 살이 쪽쪽 빠지는 이유 ‘희귀병’ 때문?
체중조절이 힘들어 아무리 먹어도 살찌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많이 먹어도 살이 쭉쭉 빠지기만 한다면? 뉴욕포스트는 MDP증후군(Mandibular Hypoplasia, with Deafness and Progeroid Features)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영국의 18세 소년의 사연을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딜런 롬바드는 어릴 때부터 칼로리 높은 음식을 먹어도 체중은 늘지 않고 앙상하게 말랐다. 여러 병원을 다니며 진찰을 받은 끝에 10년 만에 겨우 MDP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금도 매일 음식을 많이 먹지만, 얼굴에도 지방이 없이 점점 앙상해지고만 있다.
롬바드가 앓고 있는 MDP증후군은 지방조직이 피하에 저장되는 것을 막는 대사장애질환으로 6억분의 1 확률로 발생한다. 전 세계에 이 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단 13명뿐이다.
영국 엑서터대 의대 로얄 데본 엑서터 병원 분자유전학과 연구진에 따르면, MDP증후군의 증상에는 피하지방 감소뿐만 아니라 피부 조임, 청각장애가 대표적이다. 또한 발관절이 뻣뻣해지며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진다.
영유아기에는 특정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사춘기 전후부터 볼과 눈가 지방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점차 온몸의 근육과 지방이 빠지면서 팔다리가 가늘어진다. 이와 함께 연골과 인대가 느리게 성장해 코가 작아지고 하악골이 좁아진다. 피부 아래에 지방이 저장되지 못하기에 피부가 연약하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즉시 대처하지 않으면 악화되기 쉽다.
MDP증후군이 있는 경우 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어도 체내 지방은 증가하지 않는다. 저지방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피하지방 감소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고 당뇨병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어 정기적으로 인슐린 저항성과 혈당 등을 검사하는 것이 좋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DNA 복제에 중요한 효소에 결함을 일으키는 19번 염색체의 POLD1 유전자 이상이 원인일 수 있다. 임상 증상으로 MDP증후군을 의심하며, POLD1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면 진단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