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건강 적신호… 대장암 예방하려면?
혈관이 나빠지면 장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자칫하면 혈관과 대장 건강을 다 잃을 수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음주와 흡연이 일상화되면 나쁜 콜레스테롤이 동맥 혈관 벽에 쌓일 수 있다. 혈관 안쪽 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통로가 좁아지는 ‘죽상경화’를 겪을 위험성이 증가한다.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대장암 진행 가능성이 높은 대장선종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지 못한 중장년 남성은 혈관과 장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 죽상경화를 보인 사람의 50.1%에서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이 발견됐으며,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죽상경화와 대장선종 발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기내과 전문가는 “육류나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음주와 흡연을 심하게 하는 습관은 죽상경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면서 장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라며, “되도록 염분과 칼로리는 적고 식이섬유는 풍부한 식사를 하고 금연과 금주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연구진이 경동맥초음파와 대장내시경 검사(2012~2016년)를 받은 40세 이상 성인 4,871명의 검진결과를 분석한 결과, 중년 이상 남성일수록 죽상경화와 대장선종을 함께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남성은 36.9%가 동맥 혈관 내벽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 죽상경화 진단을 받았지만 여성은 18.7%만 그에 해당됐다. 대장선종도 남성은 50.0%가 갖고 있는 반면, 여성은 32.1%에 그쳤다. 이는 나이 들수록 혈관 내벽에 침전물이 쌓일 가능성이 높은데다, 남성인 경우 고지방·고열량 섭취, 흡연, 음주, 운동부족 등 혈관과 장 건강에 안 좋은 생활습관을 여성보다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죽상경화는 나쁜 콜레스테롤이 동맥 혈관 벽에 침착되면서 혈관 안쪽 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통로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에서 혈관 내벽(내중막) 두께가 1mm이상이거나, 혈관 안에 콜레스테롤이 뭉친 덩어리인 죽상경화반이 발견되면 죽상경화로 진단된다.
이번 연구에서 경동맥 내벽 두께가 1mm 이상인 사람 중 50.1%가 대장선종을 갖고 있던 반면 두께 1mm 이하의 정상 그룹에서는 대장선종이 발견된 비율이 37.8%에 그치면서, 죽상경화와 대장선종 발생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특히 대장암 진행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는 고위험선종도 혈관 내벽이 두꺼운 죽상경화 환자에서 더 많이 발견됐다. 경동맥 내벽 두께가 1mm 이상일 때 고위험선종 발생률은 15.2%로, 정상인(8.8%)보다 약 1.7배 높았다.
만약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로 인해 혈관 통로가 좁아져 있다는 소견을 받은 사람이라면 대장선종도 의심해볼 수 있다.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은 복통, 설사, 변비, 혈변 등과 같은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놓치기 쉬운데, 이를 조기 발견해 내시경으로 절제하면 대장암 예방이 가능하다.
혈관과 대장 건강을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금연은 필수이고 기름진 음식을 절제하고 채소, 과일을 자주 먹어야 한다. 장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차단하는 사과,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과 노폐물 제거에 도움을 주는 검정콩, 폴리페놀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혈압을 감소시키는 자색 고구마 등이 좋다.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운동을 자주 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면 혈관, 장 건강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