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으로 만성 두통 잡았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쿵쿵, 맥박처럼 이마에서 느껴지는 고통, 통증 지수 10점 만점으론 부족해 12점이라고 답하는 극심한 두통이 한 달이면 보름이 넘었다. 그렇게 12년을 앓았던 두통이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꾼 지 3개월 만에 사라졌다.

《영국의학저널(BMJ)》 최신호의 '사례 보고'에 소개된 60대 남성의 이야기다. 극심한 두통을 겪었던 남성은 약물, 명상 등 다양한 치료법을 동원했으나 백약이 무효였다. 두통은 한번 시작하면 72시간까지 이어졌으며, 한달이면 18~24일 발생했다. 통증이 지속하는 동안 빛과 소리에 민감해지고 구토도 잦았다.

스토니브룩대 의대 등 연구진은 이 남성의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꿨다. 남성은 하루 140g 이상 녹황색 채소, 1ℓ의 채소 스무디를 마셨다. 연구진은 그러나 곡물과 고구마 등 전분이 많은 채소, 기름,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제한했다. 특히 유제품과 붉은 살코기를 먹지 않도록 신경 썼다. 식단이 변하자 혈중 베타 카로틴 수치가 높아졌다.

식단 변경 2달 후 두통은 한 달에 한 번꼴로 줄었으며, 통증도 훨씬 완화됐다. 석 달 후, 먹던 두통약을 끊었고 그 후로 지금까지 7년 반 동안 두통을 겪지 않았다. 두통을 앓던 시절 환절기마다 도졌던 알레르기 증상도 약이 필요없을 정도로 개선됐다.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두나이프 박사는 "채소 위주 식단은 만성 편두통을 치료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영구적인 치료법"이라면서 "사례 연구의 남성 외에도 채식 3개월 만에 편두통 빈도가 감소한 환자가 몇 명 더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노아 로젠 박사는 "한 명의 사례지만, 약을 쓰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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