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쏙 뺀 보쌈은 살 안 찔까?
흔히 수육이나 보쌈 고기를 지방이 쏙 빠졌다고 말한다. 삼겹살이나 목살 등 두툼한 돼지고기를 끓는 물에 삶으면 정말 지방과 기름이 쏙 빠질까? 김장 시즌을 맞이해 마트에서는 수육용 돼지고기를 앞세워 판매하고 있다. 김장김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보쌈에 대해 알아본다.
◆ 수육vs.보쌈, 어떤 차이 있을까?
같아 보이는데 수육과 보쌈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수육과 보쌈 모두 만드는 방식은 동일하다. 둘다 삶은 고기로 차이는 김치가 제공되느냐 아니냐일 뿐이다. 수육은 김치 없이 고기만 제공된다. 고기를 찍어먹을 수 있도록 새우젓이나 간장 등만 나온다. 이와 달리 보쌈은 익지 않은 김치 속 양념과 배춧잎이 함께 제공된다.
김치와 함께 싸먹는 보쌈은 삶은 돼지고기만 해당되지만, 수육은 돼지고기와 소고기 모두 가능하다. 아롱사태를 찬물에 한 시간 담가 핏물을 뺀 뒤 냄비에 물과 양파, 대파, 고기를 넣고 1시간 동안 푹 삶아낸 뒤 먹기 좋게 썰어 부추무침에 곁들여 먹는다.
◆ 기름 쏙 빠진 보쌈은 살 안 찔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에 푹 삶은 고기를 보면 하얀색 부분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고기를 끓인 물에 기름이 둥둥 떠 있어 고기 속 지방이 빠져나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트레이닝 전문가 김동석, 김준호 씨는 저서 <몸짱상식사전>을 통해 “고기를 삶거나 익히면 고기 속 수분과 아주 약간의 지방이 녹아 내려서 끓는 물에 지방이 조금 뜨거나 불판에 수분이 포함된 지방이 약간 빠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방이 말 그대로 쏙 빠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고기를 삶거나 익혀서 빠지는 지방 조직은 전체 지방의 1%도 안된다고 단언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38종의 외식음식을 조사한 결과 보쌈(돼지고기 수육)이 1인분 기준 열량이 가장 높은 음식에 선정됐다. 보쌈의 1인분(300g)당 열량은 1296kcal다. 그 뒤를 이은 감자탕(960kcal), 돼지갈비구이(941kcal)보다 칼로리가 높다. 보쌈김치는 100g 기준 98kcal다. 김치에 새우젓, 쌈장, 공기밥까지 함께 먹으면 실제로 섭취한 칼로리는 그 이상이 된다.
다만, 이는 외식 기준이다. 식당에서는 맛을 위해 지방 함량이 높은 삼겹살이나 오겹살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칼로리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 조금이라도 칼로리 줄이려면
애초에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려면 고기를 구입할 때 지방 조직이 없는, 즉 하얀색이 거의 보이지 않는 붉은색 살코기만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살코기만 먹을 경우 지방조직이 거의 없어 씹기에 부드럽지 않고 뻑뻑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라면, 저지방 저칼로리 고단백 부위로 고르자. 기름지고 쫀득한 고기를 좋아한다면 삼겹살이 적당하지만, 담백하고 기름기 적은 부위를 원한다면 앞다리살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지방이 적은 고단백 돼지고기 부위에는 안심, 등심, 앞다리살, 뒷다리살이 있다. 특히 뒷다리살은 맛이 담백하면서도 수분을 유지하는 보수력이 뛰어나다. 즉, 가열해도 육즙이 잘 유지된다.
돼지고기를 삶을 때 물 양을 늘리고 오래 삶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이 많고 삶는 시간이 길어지면 빠져나오는 지방도 많은 것. 이는 조리법이 칼로리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오래 삶을수록 끓는 물이 많을수록 빠져나오는 지방도 많아져 상대적으로 고기 자체의 칼로리도 낮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