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적으로 만지는 얼굴, 감염증 위험!
하루에 우리는 얼굴을 몇 번이나 만질까? 예상보다 훨씬 자주 얼굴을 건드리고 있을 확률이 높다.
얼굴을 만지는 행동은 코와 입으로 바이러스를 이동시키는 원인이 된다. 요즘 같이 감염증이 확산될 땐 의식적으로 얼굴을 덜 만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은 하루 평균 2000~3000번 자신의 얼굴을 만져요."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비슷한 상황을 담고 있어 화제가 된 영화 '컨테이젼(Contagion)'에 등장하는 대사다.
실제로 하루에 얼굴을 3000번이나 만지는지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손과 얼굴 사이의 접촉 횟수를 연구한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 보건대학의 2008년 연구를 보면 시간당 사람들은 평균 16번 얼굴을 만진다. 3000번에는 못 미치는 횟수지만 하루 평균 384번 얼굴을 만지는 꼴이다.
또 여드름 치료 전문의인 타자 르네 박사는 여드름 클리닉에 방문한 사람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끊임없이 얼굴을 만진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정확한 횟수를 카운트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속 표현이 꼭 과장된 것만은 아닐 것이란 추측이다.
우리는 일을 하다가 수시로 턱을 괴기도 하고,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기도 하며, 눈을 비비거나 코를 건드리고 가려운 부위를 긁는 등 생각 이상으로 자주 얼굴을 건드리게 된다. 특히 눈을 비비는 행동은 눈 주변 조직에 미세한 파열을 일으켜 세균이 더욱 침투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이는 눈가의 노화가 좀 더 빨리 찾아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손을 씻지 않은 상태로 이처럼 얼굴을 건드리는 행위는 수많은 세균들이 거주하는 버스 손잡이, 문손잡이, 스마트폰, 신발끈 등에 있던 세균들이 얼굴로 이동하는 원인이 된다.
이렇게 얼굴의 피부로 옮겨온 세균은 얼굴 유분기, 각질 등과 함께 모공으로 들어가 화이트헤드나 블랙헤드가 되기도 하고 여드름과 같은 피부 트러블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코나 입으로 들어갔을 땐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바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이 호흡기관으로 침투해 감염증이 생기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코와 입이 아니라고 해서 안심할 수만도 없다. 상처 없이 건강한 피부라면 괜찮지만 피부의 상처 부위에 바이러스가 닿으면 마찬가지로 여러 감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보건 및 위생 전문가들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에 얼마나 많은 세균들이 사는지, 그리고 감기나 독감과 같은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손 씻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수없이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권고 사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보다 강력한 바이러스가 찾아오기 전까진 귀담아 듣고 실천하는 동력이 되기 어려웠다.
요즘 같이 감염증이 돌 때만큼이라도 손 씻기, 얼굴 만지지 않기와 같은 위생수칙을 좀 더 의식적으로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얼굴을 건드리지 않는 일은 생각보다 실천하기 어렵다.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끊기 어려운 습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한 코와 입 주변만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손등과 손바닥뿐 아니라 손가락과 손톱 주변까지 비누칠해 흐르는 물로 깨끗이 손을 씻는 위생 습관 역시 잊지 않고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