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로 보는 건강] 암 예방하려면 채소 과일 얼마나 먹어야 할까?
머릿속에서 자꾸 생각나는 음식은 육류, 밀가루이지만, 몸이 원하는 음식은 다르다. 현재 채소 및 과일 섭취량을 2배 이상 늘려야 최소 권장량을 충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세계보건기구(WHO)는 매일 채소, 과일을 400g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한국영양학회는 성인 남성은 채소 7접시와 과일 3접시, 성인 여성에게는 7접시와 과일 2접시를 권장한다. 아무리 몸에 좋아도 매일 9~10접시씩 먹는 것은 부담스럽다. 채소와 과일, 기분 좋게 맛있게 하루 권장량을 채울 방법 없을까?
색깔에 담긴 식물 영양소
파이토케미컬은 항산화 작용과 면역기능, 해독 작용을 높이고 호르몬 조절을 돕는다. 가령 토마토로 대표되는 빨간색의 라이코펜, 초록색 루테인, 노란색 베타카로틴, 흰색 쿼세틴, 보라색 안토시아닌 등 파이토케미컬은 항산화 효능이 있다. 항산화란 우리 몸의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의 노화와 산화를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파이토케미컬은 우리 몸의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산화적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암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즉,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채소 과일을 많이 먹으면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파이토케미컬은 세포가 산화되는 것을 막고 암세포 성장 속도를 늦춘다. 그밖에 노화, 고혈압 및 백내장,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 된다.
색깔이 곧 영양이다
바쁜 현대인이 채소와 과일을 9~10접시까지 간단하게 섭취하려면 꿀꺽 마실 수 있는 주스 타입이 제격이다.
문제는 주스를 만드는 방식에 따라 색과 영양소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색이 변하지 않고 본연의 채소, 과일 색에 가까울수록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주스 색이 연하거나 탁해지면 영양이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
주스를 만들 때 회전 속도는 마찰열이 발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회전 속도가 빠를수록 공기 유입이 늘어나고 마찰열은 더 많이 발생한다.
결국 산화는 가속화된다.
색깔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주스가 공기와 맞닿아 산화되면 색이 달라진다. 사과를 껍질을 벗긴 뒤 공기 중에 놔두면 갈변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렌지를 저속회전으로 착즙한 주스는 용존산소량이 3.02mg/L, 고속회전으로 만든 주스는 7.83mg/L이다. 고속으로 갈아 만든 주스에는 공기 유입이 많아 용존산소량이 훨씬 많아지고 온도도 높아진다.
채소 과일 속 영양소 그대로 먹는 법
인제대 식품영양학과 김정인 교수팀은 저속으로 착즙한 포도주스가 간기능 개선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 24마리를 고속 포도주스군, 저속 포도주스군, 대조군으로 나눠 7주간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저속 포도주스를 투여한 생쥐 그룹이 대조군보다 간수치 지표인 혈중 AST가 20% 감소하고 간 내 중성지방 수치가 15% 감소했다. 고속으로 갈아낸 포도주스를 투여한 그룹보다 혈중 AST가 유의적으로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정인 교수는 “저속으로 착즙한 포도주스에 프로안토시아니딘이 풍부하게 들어있었다”라며 “씨와 껍질을 통째로 착즙하면 항산화 및 간기능 개선 등 건강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착즙주스는 불용성 식이섬유는 제거되고 수용성 식이섬유만 남아 변비를 개선하고 급격한 당 흡수를 막아준다. 찌꺼기를 걸러내 생으로 채소, 과일을 먹는 것보다 체내 흡수가 빠르다. 하루 필요한 파이토케미컬 영양, 한 잔에 담아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