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 세끼 '혼밥'… 대사증후군 위험 높아진다
요즘은 혼자 식사하는 '혼밥'이 부담스럽지 않다. 1인가구의 증가에 따라 집은 물론 식당에서도 '혼밥'하는 사람이 많다. 혼밥족을 위해 별도로 1인석을 마련해 둔 식당도 있다.
'혼밥'은 여럿이 대화를 나누며 먹는 것보다 서둘러 먹고 간편식 위주로 먹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혼밥'이 일상화된 사람들의 건강은 어떨까?
우리나라 중년 남성이 삼시세끼를 모두 홀로 식사하면 매끼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동년배 남성에 비해 복부비만 위험이 2.4배, 고혈압 위험은 1.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팀이 40∼64세 남녀 7,728명(2013∼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을 대상으로 혼밥과 대사증후군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에 실렸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소개했다.
대사증후군은 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등의 여러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당뇨병 환자 중 50~60%에서 고혈압이, 70~80%에서는 고지혈증이, 60%의 환자에게서 복부비만이 발견되고 있다는 학계의 연구보고도 있다.
삼시세끼 모두를 홀로 식사하는 중년 남성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하루 세끼를 가족 등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남성의 1.7배였다. 반면 중년 여성에서 혼밥과 비만-대사증후군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중년 남성은 혼자 식사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단백질로 섭취하는 칼로리 비율이 낮아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년 남성의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대사증후군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중년 남성에서 총 지방 섭취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 것도 대사증후군 위험 증가와 관련된 요인으로 추정됐다.
혼밥과 건강의 상관관계는 혼자 먹는 방식보다는 섭취 음식의 종류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 국내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30대 남성이라도 결혼을 하지 않고 혼밥을 일상화하면 고혈압, 뇌졸중, 당뇨병 등의 유병률이 기혼자에 비해 높았다.
음식에 신경을 쓰지 않고 간편한 가공식품 위주의 식사를 하다 보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습관을 40-50대까지 유지하면 각종 질병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혼자 식사를 해도 채소와 과일, 곡류, 육류 등이 골고루 들어 있는 식사를 해야 나이 들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비타민, 단백질, 탄수화물 등 영양분을 적절하게 섭취해야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해도 음식에 신경쓰지 않으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에 장애가 될 수 있다.
결국 혼밥이나 여럿이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음식 종류와 생활습관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내가 매일 먹는 식단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