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고립, 노인 만성 염증 유발한다 (연구)
사회적 고립이란 사회적 접촉의 부재를 의미한다. 팬데믹을 계기로 사회적 고립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의 외로움은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사회적 고립은 질병과 조기 사망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국민 건강과 노화트렌드 연구(NHATS)의 데이터를 사용해 사회적 고립과 2가지 염증 표지 사이에 중요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사회적 접촉의 부재는 하루 15개피 담배를 피우는 것, 고혈압, 주로 앉아서 지내는 생활방식을 비롯, 기존에 확립된 위험 요소와 비교되는 질병률과 사망률의 위험요소과 연관이 있다는 내용이다. 제1저자 토마스 K.M. 커조 박사는 “이 연구는 사회적 고립이 더 높은 수준의 질병률과 사망률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알아내기 위한 여정의 한 단계”라고 말한다.
이 연구는 미국 《노인학회지》에 실렸다. 원제는 ‘Getting under the skin: Social isolation and biological markers in the National Health and Aging Trends Study’.
염증 유발요인
염증은 신체의 방어 메커니즘 중 하나다. 올바르게 작동하면 독소 부상 그리고 감염과 싸우는 것을 돕는다. 급성 염증은 몇 시간이나 며칠간 지속된다. 하지만 만성 염증은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건강한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
노인의 만성 염증 유발 요인에는 만성 바이러스 감염, 비만, 장내 미생물의 노화 관련 변화 등이 있다. 여기에 사회적 고립도 들어갈 수 있다. 사회적 고립은 그 자체로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해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인터루킨-6(IL-6)과 C반응성단백질(CRP)은 염증에 관여된 대표적 분자들. IL-6과 CRP의 증가는 심혈관 위험 증가, 신체 수행 및 인지 수행의 감소, 사망 위험 증가 등과 관련이 있다.
사회적 고립과 염증
연구팀은 NHATS 데이터를 사용하여 사회적 고립, IL-6와 CRP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NHATS는 65세 이상 메디케어 수혜자들의 코호트가 구축돼 있다.
연구팀은 2017년 2시간 인터뷰와 혈액 샘플을 제공한 4648명의 참여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다음과 같은 항목에 각 1점을 매겨 사회적 고립 수준을 계산했다.
-한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
-지난 한 해 두 명 혹은 그 이상 사람들에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지난 달 종교 행사에 참석한 것
-지난 달 다른 사회 활동에 참여한 것
이 조사는 총점이 0점인 경우 사회적으로 심하게 고립된 사람, 총점 1점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 총점 2점 이상은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은 사람으로 분류했다.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76세, 이들 중 55.4%가 여성이었다. 그 결과 참여자 중 약 4%는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고립되어 있었고, 17%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그룹에 속했다.
연구팀은 사회적 고립을 경험한 사람들이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CRP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시의적절한 연구
이 연구에 대해 영국 노화연구학회 사무총장 캐시 슬랙 박사는 “정말 흥미롭고 시의 적절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팬데믹 이후 생활 제한과 록다운 등으로 인해 노인들의 외로움과 고립 문제가 악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감정은 건강에 좋지 않은 결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심각한 건강상태를 초래할 위험이 가장 큰 사람들을 식별하는 데 사용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표지를 제공하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아울러 사회적 고립이 면역 표지를 높여서 건강상 위험을 증가시킨다면 사회적 고립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배가시킬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