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칠 수 없는 고기의 유혹… 육류, 꼭 먹어야 하나?
지금 이 시간에도 육류 섭취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채소, 과일이 암 예방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고기를 아예 끊는 사람도 있다. 건강수명이 강조되면서 육류는 여기저기서 공격받는 경우가 많다. 고기를 과다 섭취하면 조기사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고기를 꼭 먹어야 할까?
결론적으로 얘기해 육류와 조기사망 관련 논문은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유럽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부 젊은층을 제외하곤 고기를 중심으로 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상황이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는 탄수화물 55~60%, 지방 15~20%, 단백질 20~25%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대한의학회-보건복지부의 자료).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2017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영양소별 에너지 섭취분율은 탄수화물 62.2%. 지방 22.9%, 단백질 14.9%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 이상은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70%대로 지나치게 높고 단백질 섭취 비율이 더욱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기는 일부 20대에서 과다 섭취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노인의 경우 육류 섭취를 권장할 정도다.
몸의 근육이 감소하는 중년 이후에는 근력운동과 함께 단백질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 근육을 유지해야 당뇨병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고, 예기치 않은 사고로 입원해도 회복이 빠르다. 암 환자가 고기를 먹어야 하는 이유는 근감소증을 막고 체력, 면역력을 올리기 위해서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채소, 과일이 좋지만 암 치료 식단에는 육류를 추가해야 암을 이길 수 있다. 단백질은 콩류, 두부, 달걀 등도 도움되지만 단기간에 섭취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고기가 제격이다.
그러나 고기는 과다섭취가 문제다. 유럽의 이스턴 핀란드 대학교 연구팀이 42~60세 남성 2600여 명을 2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하루에 고기를 250g 이상 먹는 남성은 76g 미만 섭취한 남성에 비해 일찍 사망할 위험이 23% 높았다. 고기 섭취는 붉은 살, 흰 살, 내장 등이 모두 포함됐다. 연구팀은 “당장 고기를 끊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매일 고기를 먹는 것은 좋은 식습관이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섭취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육류를 과다 섭취하면 동물성지방, 포화지방이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요리 방식도 매우 중요하다. 대장암은 고기를 굽거나 튀기는 방식으로 먹으면 발암물질이 증가해 위험도가 높아진다.
육류를 먹을 때는 삶는 방식이 좋다. 단백질이 부족한 우리나라 노인들의 경우 치아가 부실하다면 삶아서 먹기 편한 방법으로 섭취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낙상사고나 각종 질병으로 고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고 버티는 힘이 단백질 음식이 주축인 근육이다.
하지만 고기가 내키지 않는다면 콩류, 두부 등 식물성 단백질 음식을 자주 먹어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절제가 필요하다. 매일 야식으로 닭 튀김을 먹는다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고기를 먹느냐, 안 먹느냐"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보다는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를 많이 먹었으면 운동으로 열량을 소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오래 살아도 병으로 누워있는 기간이 길면 장수의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건강하게 오래사는 건강수명은 어려운 숙제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