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할 때 더 고통스러운 성별은?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랑에 관한 한 남성은 여성보다 감정적으로 덜 매달린다는 고정관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라인 연애 지원에 대한 연구에서 연인과의 사이가 멀어질 때 남성이 여성보다 감정적 고통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영국 랭커스터 대에서 주도한 심리학자 국제연구팀은 연애 문제에 대한 최초의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이번 연구는 임상치료나 상담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애정문제의 ‘지도’를 만들기 위해 시작됐다.

제1저자 샬롯 엔트위슬은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 애정문제는 부부 치료를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롯된다”며 “부부 치료는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 돈,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번 연구는 일반 대중이 가장 흔히 경험하는 연애 문제가 무엇인지, 뿐만 아니라 누가 더 많은 문제를 겪는지 파악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자연어 처리 방법을 사용해, 익명의 온라인 포럼에 연애문제 관련 게시글을 올린 약 18만 4000 명에 대해 인구통계학적, 심리적 특성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애정 문제의 지도를 만들어 각 게시물에서 나온 가장 일반적인 주제를 찾아냈다. 그 결과 자주 언급된 문제 1위는 의사소통이 차지했고 거의 5명 중 1명이 어려움을 느꼈다. 또한 8명 중 1명은 연애에 대한 신뢰 문제를 언급했다.

분석 결과 연애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문제 그 자체보다 이로 인한 감정적 고통에 관한 것이었다. 가장 흔한 주제가 ‘가슴앓이’였고, 후회 이별 울음 상심과 같은 단어가 이어졌다.

또한 이 데이터는 예상과는 달리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더 많이 마음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애정 관계에 감정적으로 덜 투자한다는 고정관념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엔트위슬은 “놀랍게도 가슴앓이라는 주제를 남자들이 더 흔하게 거론했다는 사실은 남자가 적어도 여자만큼 정서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온라인 환경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연애문제 관련 도움을 더 많이 찾는다는 것도 발견했다. 이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 라이언 보이드 박사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연애의 문제를 찾아내고, 개선할 방법을 고민하고, 치유를 추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다. 하지만 도움을 구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것에 관해 남성에 부여된 전통적인 사회적 오명을 벗기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보이드 박사는 “남성도 연애의 힘든 시기를 헤쳐나가는데 여성만큼 관심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애초에 도움을 구하는 문제에 대한 오명을 벗기면 남성도 여성처럼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연구는 학술지 《사회와 개인 관계》에 실렸다. 원제는 ‘Dirty laundry: The nature and substance of seeking relationship help from strangers online’.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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