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허리부상 막고 비거리 늘리는 비법은?

[골프의학硏의 몸지키는 골프] ④척추 지키는 골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골프는 신체의 거의 모든 근육을 사용한다. 특히 비거리가 짧을수록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보내려는 의욕 탓에 더 많은 관절과 근육을 사용하려고 ‘용’을 쓰다가 허리도 삐끗하기 십상이다.

허리는 골프 스윙 시 중요한 축(軸)을 담당하고 있다. 척추는 스윙의 중심인데, 전혀 안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상상을 해보라, 척추를 움직이지 않고 스윙을 하면 공을 얼마나 보낼 수 있는가를!

척추는 뼈(척추체)와 관절들이 층층이 연결돼 있는 기다란 구조물인데, 척추의 관절은 양쪽의 후관절과 전방의 추간판(디스크), 세 가지다. 각각 척추체 사이에 있는 추간판은 척추가 회전운동을 할 때 안정성을 준다. 추간판에서 문제가 생기면 허리가 아프고 운동에 장애가 올 수 있다. 각 척추 관절과 관절돌기에 붙어있는 근육과 인대는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하며 척추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척추와 관련된 통증은 근육, 인대, 추간판, 후관절, 척추체 등 여러 곳에서 유발된다.

골프는 척추의 회전을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추간판과 후관절에 회전 방향의 힘이 작용한다. 특히 추간판은 이러한 회전 운동에 취약할 수 있어, 골프 스윙 시 유념해야 한다.

골프는 태생적으로 척추에 무리가 많이 가는 운동이다. 갑자기 허리가 아프면 푹 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골프가 재미있고, 인생의 낙이라고 해도 허리통증이 심하면 4~6주는 쉬어야 한다. 꼼짝달싹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면 80%의 환자가 특별한 후유증 없이 정상 회복되므로 충분히 쉬면서 척추의 회복을 기다리도록 한다. 4~6주가 지나도 계속 아프거나 더 아프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허리를 검사하는 영상촬영으로는 엑스레이 사진,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이 있는데 어느 하나가 월등하게 좋다기 보다는 각자가 다 쓰임새가 다르다. 엑스레이 사진은 척추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며 배열, 불안정성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2차 확인을 할 때 과거에는 CT를 많이 썼지만, 요새는 MRI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로 뼈에 문제가 있다면 엑스레이나 MRI보다는 CT가 훨씬 더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다.

병원에 가면 대개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의사가 좀 더 자세한 문제를 찾아야 한다고 판단하면 MRI 촬영을 한다. MRI는 척추 주위의 근육 , 추간판 , 후관절, 인대 등을 세밀히 보여주는 진단기구다. 다행히도 MRI 촬영으로 큰 이상 소견이 안 보인다면 보존 치료를 시행한다. 보존 치료란 수술을 하지 않는 치료를 말하며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도수치료, 신경 주사치료 등이 있다.

MRI에서 이상이 발견돼도 증상이 별로 심하지 않다면 보존 치료를 한다. 근력운동도 조심스럽게 하며, 척추 주위의 근육을 강화시키면서 회복을 꾀한다. 비타민 D를 복용하거나 햇빛을 많이 받으며 체내에서 비타민D가 합성되도록 해서 뼈가 약해지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약물 치료와 운동치료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신경 주사 치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신경 주사 치료란 추간판 탈출증이나 척추 협착증으로 인해 생긴 신경 주위의 염증을 누그러뜨리는 약물을 주사로 주입하는 것이다. 병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대체로 주사를 1~3회 정도 맞으면 통증에서 벗어난다.

수개월이 지나도 해결 되지 않는 허리 통증은 좀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심하게 아프거나 팔다리가 저릿저릿하며 마비증세가 있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타이거 우즈도 허리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결국 수술을 여러 번 받아야 한다. 허리 수술은 허리 관절을 나사못으로 고정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고정술’과 ‘감압술’로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타이거 우즈는 놀랍게도 척추 고정술을 받고도, 2019년 PGA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골프가 척추에 해로운 운동이라며 골프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골프애호가의 골프 사랑을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골프도 제대로만 하면 근력을 적절히 강화하고, 골밀도가 증가해서 오히려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연습이나 라운딩 때 제1 원칙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갑자기 허리에 과격한 힘을 쓰지 않도록 하고, 척추의 운동범위도 지나치게 넓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연습장에서는 매트 위에 찍어 치는 샷을 많이 하게 되는데, 다른 관절뿐 아니라 허리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부상을 줄이려면 무작정 풀스윙을 많이 하기보다는 작은 스윙에서부터 풀 스윙으로 옮아가고 슬로스윙을 통해 정확한 타격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 어프로치 샷에서 아이언, 우드 순으로 치는 것도 비슷한 원리다. 무엇보다 무리한 꼬임보다 관절 가동범위 안에서 정확한 자세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또, 스윙 중간에 틈틈이 쉬면서 허리를 풀어줘야 한다.

라운딩 때엔 첫 티샷 전에 외력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관절을 끝까지 움직여서 정지 동작은 2초 이내로 하고 이를 10회 정도 되풀이하는 ‘동적·능동적 스트레칭’으로 관절의 가동 범위를 충분히 넓혀주고 몸을 풀어야 한다. 라운딩 전에 제대로 몸을 못 풀었다면 1~2홀 정도는 카트를 타지 않고 걸으면서 몸을 풀고, 무리하게 풀스윙을 하기보다는 한 클럽 길게 잡고 3/4 정도로 부드럽게 스윙한다. 또 티를 꽂을 때 선 채 허리만 굽히지 말고 앉아서 무릎을 굽히고 꽂도록 한다.

허리 건강엔 어드레스 자세도 중요하다. 옆에서 보았을 때 허리를 지나치게 편 ‘역C자형’이나, 아니면 이를 피한다고 지나치게 구부려서 허리가 뒤로 불룩한 ‘C자형’ 모두 허리에 좋지 않다. 옆에서 봤을 때 일직선인 자세가 허리를 가장 보호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코어근육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코어근육은 횡격막·골반저근·내복사근·복근 등을 뜻하는데 척추를 지탱하고 몸을 똑바로 지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선 플랭크 운동이 최상이다. 플랭크 운동을 하면 튼튼해진 코어근육이 척추를 편안하게 받쳐줄 수 있어 척추 부상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몸통과 허리, 팔목, 팔꿈치, 어깨 등의 근육이 골고루 발달돼 비거리도 늘어난다. 하루 10분 플랭크 운동은 부상을 예방할 뿐 아니라, 무리한 1시간 스윙연습보다 골프 스코어도 줄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一石二鳥)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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