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환자, 맥주만 끊으면 될까?
통풍 관절염이 있으면, 발작 시에 발이 붉게 부어오르고, 양말도 신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통증 때문에 환자 스스로 병원을 찾지만, 문제는 급성기 치료가 끝나면 통증이 사라져 치료가 끝난 것으로 오해한다는 것이다. 관리도 문제다. 금주하라는 권고에도 불구하고 맥주가 아닌 술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통풍은 요산나트룸(monosodium urate)이 관절이나 관절 주변에 침착해 생기는 질환이다. 통풍 환자수는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1000명당 3.49명이지만, 2015년에는 1000명당 7.59명까지 늘어났다. 고령층보다 2030세대에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식생활의 서구화와 생활환경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풍은 진행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급성 통풍 관절염은 침범 부위에 극심한 통증과 발적, 부종이 나타난다. 발작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간헐기 통풍으로 진행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통증의 발생 빈도나 강도가 커진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에 따르면, 통증은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쉽게 사라지지만 원인인 요산 침착은 관리가 필요하다. 증상이 없더라도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통증이나 염증만 조절하는 치료만 받을 경우 만성 결절풍으로 악화될 수 있다.
◆ 만성화되면 심혈관질환, 콩팥병 등 합병증 위험
최근에는 통풍을 단순 관절염이 아닌 대사질환으로 보고 있다. 통풍의 원인 요산이 몸의 대사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일 뿐 아니라 통풍이 만성화되어 만성 결절통풍단계로 진행하면 대사질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
대표적인 부작용이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이다. 통풍이 있는 환자에서의 심혈관질환 관련 사망률이 통풍이 없는 환자보다 높게는 2배 이상 증가된다는 보고도 있다. 심혈관질환 이외의 위험성은 콩팥(신장)에서 관찰된다. 요산의 3분의2가 콩팥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혈중 요산이 높은 경우 요로결석이 발생할 수 있고, 콩팥 기능 저하까지도 초래될 수 있다.
◆ 통풍 치료의 핵심은 약물치료
결국 다양한 합병증과 이로 인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꾸준히 요산을 떨어뜨리는 약을 먹어 혈중 요산 수치를 기준치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은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송란 교수는 “가장 중요한 치료는 약물치료다.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운동이나 식이조절이 필수적인 보조치료로 동반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무리 엄격한 식이조절라도 원하는 기준만큼 요산을 억제하기 힘들기 때문.
다만 대사증후군을 함께 조절하기 위해 운동도 중요하다. 과체중이라면 표준 체중까지 감량을 해야 하고, 채소 위주의 저열량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과당이 많이 포함된 청량음료, 주류, 곱창이나 순대처럼 고기 내장류는 피하는 것이 낫다.
통풍을 진단받은 환자는 대부분 금주하라는 권유에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교수는 “통풍환자가 피해야 할 단 한 가지 음식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술’을 고를 정도로, 반드시 금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술 중에서 맥주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종류에 관계없이 모든 술이 통풍에 좋지 않다. 게다가 음주량이 늘어날수록 요산을 많이 증가시키기 때문에 술은 마시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