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건강하게 먹을 수는 없을까?
최근 건강식 열풍이 불면서 탄수화물 음식을 피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다이어트를 결심하면 '기피 식품'으로 꼽히는 경우도 있다. 짜장면이나 라면이 먹고 싶어도 꾹 참고 견디는 사람도 많다. 탄수화물은 곡류 뿐 아니라 과일, 고구마, 감자 등에도 많이 들어 있다.
탄수화물을 끊어도 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NO!"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필수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뇌는 탄수화물만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탄수화물의 작은 단위인 포도당이 감소하면 뇌의 기능이 떨어진다. 심하면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탄수화물 음식은 운동선수들의 식사 요법에도 들어 간다. 경기전 몸속 탄수화물 저장량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기 위해 짜장면을 즐겨 먹는 마라톤 선수도 있다.
탄수화물 뿐 아니라 단백질, 지방도 우리 몸의 에너지원이다. 대한의학회-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탄수화물은 총에너지 섭취량의 최대 65%를 섭취하는 게 적절하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는 탄수화물 55~60%, 지방 15~20%, 단백질 20~25%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탄수화물을 건강하게 먹는 법은 없을까? 면, 빵 등 고탄수화물 밀가루 음식을 절제하고 잡곡밥, 견과류, 과일 등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단 음식을 같이 먹거나 조리법에 따라 혈당이 올라가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전체 식사 종류와 양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는 식사 후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지만 튀김을 먹으면 혈당이 급속하게 올라간다. 당뇨병 환자 등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당지수가 낮은 음식이라도 많은 양을 먹으면 혈당이 더 증가한다. 흰쌀밥, 흰빵보다는 잡곡류, 통곡류, 통밀빵 등을 먹고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건강한 탄수화물 섭취를 위해 양도 조절해야 한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활동할 기력이 떨어지지만, 과도하면 금세 지방으로 전환돼 살이 찔 수 있다. 자신의 신체 활동량에 따라 탄수화물 전체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경우 고중성지질혈증이 생길 수 있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의 위험이 커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당뇨병이나 고중성지질혈증 환자는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반면에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경우에는 지방을 우선적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 증가는 주로 육류, 튀김과 같은 기름진 음식(포화지방)과 관련이 많다. 하지만 중성지방 증가는 포화지방보다는 탄수화물 또는 술과 관련이 있다. 육류를 거의 먹지 않아도 술을 자주 마시거나 밥, 과일, 감자, 고구마 등과 같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중성지방이 증가한다. 중성지방이 높을 때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술을 절제해야 한다.
밀가루 음식을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흰빵 보다는 통곡물 빵을 먹는 게 좋다. 면류를 먹을 때 반찬이 부실한 경우가 많은데, 양파나 각종 채소를 곁들여야 한다. 국수가 나물 반찬, 생선과 함께 먹는 쌀밥 식사에 비해 좀 더 급격히 혈당을 상승시키는 이유다. 면부터 서둘러 먹지 말고 채소를 먼저 먹고 면을 나중에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먹고 싶어도 꾹 참아야 하는 스트레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활동량이 많은 평일 하루 짜장면을 실컷 먹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면 탄수화물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