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유기농 식품, 굳이 먹어야 할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 식품(Organic Food)을 찾는 사람이 많다. 유기농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했다는 의미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기간도 중요하다. 유기 농산물은 다년생 작물은 3년, 그 외 작물은 2년 이상 유기합성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절 쓰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이다. 식품(농산물 포함)에 '유기농(Organic)' 을 표시하려면 우리나라 '식품산업진흥법'에 따라 미리 유기농 인증을 받아야 한다(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 식품의 경우 외국에서 받은 유기농 인증 서류를 식약처에 제출해야 하는데,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 또는 수출국 정부가 인정한 기관의 유기농 식품만 해당한다. 외국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았더라도 식약처가 승인한 인증기관이 아니거나, 인증내용과 수입한 제품이 일치하지 않으면 유기농 표시를 삭제해야 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유기농 식품은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다. 그래도 건강을 위해 유기농을 선택해야 할까?
과일을 껍질째 먹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는 농약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깨끗하게 씻으면 과일에 남아 있는 잔류농약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식약처는 정기적으로 농산물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성분을 조사하고 있다. 농약성분 기준을 초과한 농산물에 대해서는 즉시 회수 및 폐기조치를 요청하고 있다.
실제로 살충제 용도로 사용되는 클로르피리포스 농약성분이 초과 검출된 농산물이 폐기조치된 후 생산자에 대한 안전교육이 실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채소와 과일은 세척만 잘 하면 잔류 농약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
식약처에 따르면 잔류농약을 제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채소-과일을 깨끗한 물에 5분 정도 담궜다가, 흐르는 물에 약 30초 문질러 씻는 것이다. 특히 상추, 깻잎, 배추와 같이 주름이 많은 식품은 겉잎에 농약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낱장으로 떼어서 2,3회 물에 담근 후 세척하는 것이 좋다.
포도의 경우 포도알 사이까지 깨끗하게 씻기 어렵기 때문에 알을 일일이 떼어내서 씻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포도송이 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잘 씻어 먹으면 큰 문제가 없다.
밀가루나 베이킹 소다를 포도에 뿌려 씻으면 농약을 흡착해 더 깨끗해진다는 주장도 있으나 큰 효과는 없다. 깻잎은 잎의 잔털 사이에 농약이 묻어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흐르는 물로만 씻지말고 다른 채소보다 더 많이 비벼서 씻는 게 좋다. 물에 5분 정도 담갔다가 30초 정도 흐르는 물에 다시 문질러 씻으면 잔류농약 제거에 큰 도움이 된다. 배추도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파는 뿌리보다 잎에 잔류농약이 더 많다. 잎 부위를 깨끗한 물에 담궜다가 흐르는 물에 세척하고 시든 잎은 떼어내 버리는 게 좋다. 고추의 경우 끝 부분에 주목하는 사람이 있다. 생산자가 뿌린 농약이 흘러내리다가 뾰족한 끝 부분에 맺혀서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부분보다 월등하게 많은 것은 아니다. 의심스럽다면 끝 부분을 잘라내고 먹으면 된다.
사과는 물에 담그는 세척법을 이용하면 껍질째 먹어도 된다. 꼭지 부위의 움푹 들어간 곳에 상대적으로 많은 농약이 잔류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먹지 않는 게 좋다. 바나나의 경우 수확을 전후해 대부분 보존제나 살균제 등을 뿌린다. 수확 후 보존제를 탄 연기를 쐬게 하는 훈증법도 사용한다. 하지만 껍질을 뚫고 속살까지 농약이나 보존제가 침투하지는 않기 때문에 별도로 세척할 필요는 없다.
닭고기나 생선 등 동물성 식품도 농약이 묻어 있을 수 있다. 잔류농약은 주로 지방성분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껍질 등 지방이 많은 부분을 가급적 제거하고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