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못 참는 친구, 도대체 왜 이럴까요?
[윤희경의 마음건강]
A씨는 최근 초등학교 친구 B와 연락을 끊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관계지만, 더 이상 유지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B와의 연락을 정말 끊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최근 B로부터 보복운전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다. B는 얼마 전에 자신의 앞을 끼어드는 차량에 보복하기 위해 용인에서 인천까지 다녀왔다고 자랑처럼 말했다.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냐는 질문에, 자신이 입은 피해를 되갚아줄 뿐이었다는 답변과 함께 상대편 운전자에 대한 쌍욕이 10분 넘게 이어졌다.
B는 예전부터 남으로부터 조금의 피해라도 입는 것을 몸서리치도록 싫어했다. 의견이 다른 이들을 배척하는 일도 잦았다. 심지어 가족들과의 관계도 안 좋아 소원히 지낸다. 문제는 이처럼 소원해진 관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필요할 때는 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연락을 한다는 것이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미 수많은 친구들이 B의 곁을 떠났다. 수가 틀리면 상대방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까지 찾아가 욕으로 도배를 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일삼는 B씨를 참아주는 이들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성격이 원체 모질지 못해 B씨의 연락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의 험담으로 대화의 대부분을 소모하는 B씨와의 만남은 A씨에게도 점점 더 큰 스트레스가 돼가고 있어, A씨는 이제라도 B씨와의 관계 손절에 나서고 싶다. 그러나 향후 B씨가 이를 두고 어떤 험담을 퍼뜨릴지, 자신에게 어떤 해코지를 할지 두려운 마음이 함께 드는 것도 사실이다.
B씨와 같은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종종 목격된다. 신문 지상에서는 보복 운전으로 처벌 받은 이들의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렇다면 B씨의 기본 문제점은 무엇일까?
낮은 자존감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심리학자 애브러험 매슬로에 따르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비슷한 욕구들을 가지고 산다. 생리적 욕구부터 안전에 대한 욕구, 인정 , 성취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들이 단계별로 자리하고 있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함께 경험한 성취감을 통해 자신을 스스로 내면으로 인정하게 될 때 존재감 즉 자존감을 얻는다. 또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건강한 대인관계를 맺게된다.
그러나 성장과정에서 이같은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고,좌절이나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방어 심리도 강화한다.
이렇게 강화된 심리는 경직된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부정적 생각으로 왜곡된 판단을 하기도 하고 낮은 자존감이 밑바탕에서 주변에 대한 이해나 대인관계에 대한 건강한 변별력을 잃게 만든다.B씨도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지나치게 방어에 나서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유난히 심리적 갈등을 겪는 사람은 인간관계의 교류가 약하고 만성적인 공허감을 느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정체성 장애로 자신에 대해서도 만족하지 못하며, 늘 뭔가를 더 채우고 싶어 하는 정체성에 대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화가 나면 이를 주체 하지 못하고 부적절하고 심하게 화를 내거나 화를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아니라 자신은 남의 잘못을 응징해야만 직성이 풀리기도 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해를 미칠 수 있는 충동성이 강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경향도 있다. 과도한 소비를 한다거나 부주의한 운전, 폭식, 과식, 술, 담배, 약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변에서 오는 자극들을 건강하게 완충할 수 있는 심적인 여유가 없어짐으로 조급함이 생기고 조급함은 불안으로 이어져 뇌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위험으로 인지하여 공격적인 태도를 앙양시킨다.
과정을 살펴보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각 자극을 지각함에 있어 부정적 지각이 되면 상황을 왜곡, 뇌의 앞부분인 내측전전두 피질에서 판단과 변별을 통해 사고과정을 거쳐서 행동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생략하고 내측 측두엽의 변연계에서 감정 반사가 즉각적으로 이뤄진다. 중간 점검을 생략하고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충동적 행동은 비슷하게 해결하는 습성 가져
사람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식에 길이 나게 되어 매번 같은 길을 걸어가려는 습성으로 충동적 행동은 다음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습성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행동 습관은 결국 자신과 타인,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함으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변화의 시작은 순서가 중요하다. 인간은 동물의 사냥방식과 다르게 뇌가 진화되어 자신의 행동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를 판단하는 잠깐 멈춤을 할 수 있는 지연 기능이 존재한다.
이러한 기능은 고등 동물의 학습 지능과도 연결되어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일들에 대해 예측과 동시에 현재 자신에게 놓인 상황을 통합적으로 살펴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수행한다.
먼저 자신이 어떤 부분에 더 예민함을 보이는지를 점검하고 취약 블랙 리스트를 만들어 두자. 둘째, 리스트에 있는 반응이 감지되면 우선 멈춘다. 실행 모드가 감지되면 1,2,3초의 멈춤을 하고 뒤로 반 발자국 뒤로 물러선다는 느낌을 가져라. 그리고 현재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흥분했는지를 살피고 자신의 내면에 올라온 감정을 상처나지 않게 가라앉히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전략을 마련하라. 만일 혼자 있다면 '욱'하는 감정을 좀 가져도 된다.
즉 감정을 안전지대 안에서 발산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가 이 정도로 화가 날 일인지에 대한 강도를 점검 하는 것이다. 강도에 따라 자신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해소 출구를 찾아야 한다. 현재를 변별하고 판단하여 대응하는 지혜를 가져보면 좋겠다. 모든 결과는 자신이 것임으로 자신을 건강히 보호하는 전략가가 되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