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때 음악 들으면 업무 능률 오를까?
머리 쓰는 업무나 공부를 할 때 음악을 듣는다면, 일의 효율이 높아질까?
음악 효과는 1990년대 초반 모차르트 음악과 같은 고전 음악이 지능을 향상시킨다는 '모차르트 이론'으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오늘날 이 이론은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음악이 기분을 북돋우거나 각성 효과를 일으켜 수행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단순 효과로 설명되기도 한다.
오히려 음악이 일을 방해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암산이나 정확한 순서 정보를 일시적으로 기억하는 종류의 정신노동을 할 때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근 '실험 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머리를 쓰는 일을 할 때 듣는 배경 음악의 효과가 크게 세 가지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았다. 음악 유형, 일의 특징, 개인의 성격 등 3가지다.
연구팀은 대학생 142명을 모집해 머리를 쓰는 두 가지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한 과제는 연구팀이 제시한 단어를 만들기 위해 무작위로 나열된 알파벳을 순서대로 찾아 선을 긋는 좀 더 단순한 과제였고, 또 다른 과제는 두 단어씩 묶은 목록을 공부한 뒤 연구팀이 들려주는 하나의 단어를 듣고 이와 묶음이 되는 나머지 한 단어를 떠올리는 보다 복잡한 과제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위해 두 가지 음악을 만들었다. 실험참가자들은 두 가지 음악 중 한 곡 혹은 배경음악이 없는 상태에서 각 과제들을 수행했다. 음악 중 한 곡은 베이스 기타와 드럼 트랙을 추가해 나머지 한 곡보다 좀 더 복잡했다. 음악 볼륨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62 데시벨과 보다 시끄러운 78 데시벨로 조정해 실험했다.
실험참가자들이 평소 외부적인 자극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설문조사도 진행됐다. 실험참가자들은 "행복감을 느끼려면 지속적인 변화와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등의 문장에 동의하는지의 여부를 통해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 평가받았다.
실험 결과, 실험참가자들의 과제 수행 능력은 일과 음악의 종류, 그들의 성향 등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지루함을 잘 느끼지 않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음악이 없거나 단순한 음악을 들을 때보다 복잡한 음악을 들을 때 과제를 더 잘 수행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쉽게 따분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음악이 없거나 단순한 음악을 들을 때 일을 더 잘 수행했다. 지루함을 잘 느끼고 외부적인 자극에 대한 갈망이 큰 사람은 지적인 활동을 할 때 음악 없이 하는 편이 낫다는 것. 이는 음악과 같은 외부적인 자극이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배경 음악이 없는 상태에서는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복잡한 과제를 잘 수행하는 능력을 보였다.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는 것은 얼핏 안 좋은 기질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복잡한 작업을 할 때 건설적인 결과물을 낼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즉 음악이 일의 능률에 미치는 영향은 모든 사람에게 관통하는 하나의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의 특성과 환경적 요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