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볶을 때 발암물질 유발, 사실일까?
커피만큼 논란이 많은 식품도 드물 것이다. 암 유발 논쟁도 그 중 하나다. 커피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음식 조리 시, 특히 태울 때 많이 생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최근 커피를 암 유발 경고문 부착 대상 품목에서 제외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커피의 발암 유발과 관련한 1000여 건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큰 위험은 없다고 결론 지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 환경건강유해성평가국은 공청회 등을 거쳐 이 같이 결정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소재 독성물질 교육조사위원회는 이에 반발하는 등 여진은 계속 되고 있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전분이 많은 식품을 높은 온도(120℃ 이상)에서 가열할 때 발생한다. 음식 조리 시 아크릴아마이드 뿐 아니라 벤조피렌, 퓨란, 헤테로사이클릭아민 등 유해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고기를 구울 때 태우지 말라는 얘기는 이와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자, 곡류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단백질 함량이 적은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하면 그렇지 않은 식품보다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이 높게 나타난다”고 했다.
대장암 증가는 육류 섭취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지만, 조리 방식도 큰 영향을 미친다. 고기를 굽거나 태울 때 발암물질이 급속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위암도 태운 음식을 자주 먹으면 위험도가 높아진다.
조리 방법에 따라 유해물질 생성량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굽기(12,029 ng/g), 튀기기(3,595 ng/g), 볶기(1,313 ng/g), 끓이기(1,169 ng/g), 부치기(1,083 ng/g) 등의 순이다. 따라서 육류는 삶는 방식으로 먹는 게 건강에 좋다.
커피는 발암 논란과 달리 일부 암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에는 카페인뿐만 아니라 폴리페놀 화합물 등 다양한 항산화(노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런 물질들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국립암센터-대한간암학회는 간 질환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에게 커피의 간암 예방 효과를 공식적으로 주지시키고 있다. 커피 섭취량은 연구마다 다르지만 대개 3~4잔이 권고됐다.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설탕, 프림이 들어 있지 않은 블랙커피를 즐기면 자궁내막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커피는 불면증, 고혈압, 방광염, 위궤양 등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커피를 암 유발 경고문 대상에서 제외함에 따라 발암 논란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탄 냄새가 날 정도로 식품을 과도하게 볶거나 태우면 건강에 좋지 않다. 맛도 내면서 건강을 챙기는 조리법이 아쉬운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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