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뇌는 운동방법도 기억에 남긴다

운동을 잘 하려면 열심히 연습해야 하지만, 잠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잠을 제대로 자지 않으면, 시험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기술이 필요한 운동능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특히 주말 골퍼들이 전날 잠을 설쳤다가 라운딩을 망치는 것, 아마추어 마라토너나 축구동호회 회원이 평소와 달리 삐끗해서 쉽게 다치는 것 등을 설명하는 실마리가 생긴 셈이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 심리학과 및 인지신경과학과의 켄 팔러 교수 팀은 《신경과학지(JNeurosci)》 최신호에 “잠을 잘 때 추가적 기억과정을 거치면 새로운 운동기능을 학습하고 실행하는 데 큰 도움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JNeuroSci

연구진은 ‘근전도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게임을 통해 사람들의 운동능력을 점검했다. 실험 대상자들의 양쪽 팔 근육 16곳에 전기가 통하는 장치를 연결하고(사진 참조), 특정한 소리가 나면 팔을 움직여서 모니터의 커서를 특정 방향으로 이동케 했다. 참가자들은 어떻게 팔 근육을 움직이면 모니터에서 커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배운 뒤 눈을 가리고 특정 음에 따라서 커서를 움직이는 게임을 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한동안 게임을 수행케 한 뒤, 90분 동안 낮잠을 자게 했다. 이때 둘로 나눠 한쪽은 특정 신호음을 들려줬고, 다른 쪽은 그냥 자도록 했다. 연구진이 참가자들을 깨워 다시 게임을 시켰더니 신호음을 들었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게임을 훨씬 잘 했다. 커서를 움직이는 데 시간이 훨씬 덜 걸렸고, 커서를 정확히 움직일 수 있었으며 근육은 필요 없는 움직임을 하지 않았던 것.

연구진은 “수면 중에 기억을 재활성화 하는 과정이 새 운동기능을 배워서 실행하는 것을 돕는다”면서 “수면에 대한 좀 더 깊은 연구가 뇌졸중이나 기타 신경운동장애의 재활에 도움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잠을 잘 때 뇌에서 운동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을 전기실험에 따라 직접적으로 보여준 것이지만, 잠을 잘 때 어떤 식으로든 운동근육에 대한 기억을 저장하는 과정이 이뤄지고, 이 과정이 운동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의 논문 소개 사이트인 ‘유레칼러트’에 소개됐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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