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완경’ 전후 가장 조심할 ‘이 병’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완경(폐경)을 앞두고 있거나 겪고 있는 여성의 몸은 급격한 변화와 마주한다. 이미 완경이 된 여성도 마찬가지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난다. 안면 홍조, 열감 뿐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바로 심혈관질환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런 증상을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 내 나이가 벌써... 일상에서 ‘몸의 변화’ 대비해야

정상 폐경은 48세~52세에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폐경여성 조사’에서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30대에서 50대 사이 혹은 그 이후라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질병관리청 자료). 요즘은 폐경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인 ‘완경’을 의학계에서도 쓰고 있다. 완경기에는 안면 홍조, 열감, 수면-성생활 장애, 감정변화, 배뇨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난소에서는 여성호르몬이 거의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음식 조절이나 운동 등으로 미리 ‘몸의 변화’를 준비해두면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 허리 굵어지고... 혈관에 콜레스테롤 쌓이는 게 큰 문제

에스트로겐은 월경주기를 조절하는 기능 외에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도 영향을 준다. 혈관이나 피부를 탄력 있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나이 들면 혈관벽 자체가 두꺼워지는데 에스트로겐이 줄어들 경우 심장근육이 더욱 탄력을 잃고 딱딱해진다.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 줄고, 나쁜 LDL 콜레스테롤이 급격히 늘어나 쌓이게 된다. 이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에 이어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뇌경색, 뇌출혈) 등 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에스트로겐은 뼈를 튼튼하게 하는 역할도 하는데 완경으로 골다공증을 겪을 수 있다. 허리는 굵어지고 근육은 감소하며 피부는 점점 얇아진다. 유방은 크기가 줄어들고 처질 수 있다.

◆ “완경 이전부터 준비하세요”... 통곡물 등으로 음식조절

30대 후반부터 ‘몸 관리’를 해두는 게 좋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는 음식을 자주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현미밥이나 통곡물빵을 가까이 하고 양파, 마늘, 등푸른 생선(고등어, 참치 등) 등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음식이 도움이 된다. 들기름이나 올리브유는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하다.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의 농도를 감소시키고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끌어 올려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호두, 아몬드, 땅콩 등 견과류도 나쁜 중성지방과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몸의 산화를 늦추는 항산화 성분이 많은 채소-과일도 자주 먹어야 한다.

◆ 견과류, 시금치, 버섯, 두부...  마그네슘, 철분 음식도 도움

완경 전후 마그네슘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국제학술지 여성건강저널). 미국의 경우 폐경 이후 폐암, 유방암 등 암으로 사망하는 여성보다 심장병으로 죽는 여성이 더 많아 혈관질환 예방에 주목하고 있다. 마그네슘은 호두, 헤이즐넛 등 견과류, 바나나, 통곡물, 녹색잎채소, 다크 초콜릿 등에 많이 들어있다.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면 심장질환 위험을 25%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유럽심장학회 논문). 적절한 양의 육류와 시금치, 버섯, 두부 등이 도움이 된다.

◆ “운동을 빼놓을 수 없죠?” 걷기 등 유산소운동, 근력 운동 병행

완경기 증상을 완화하려면 운동도 해야 한다. 빨리 걷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에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모두 혈관질환 예방-관리에 좋은 운동들이다. 건강한 사람도 40세가 넘으면 자연스럽게 근육이 줄어든다. 심하면 매년 1%씩 빠지는 사람도 있다. 골다공증 위험에 근력까지 크게 감소하면 건강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근력 운동 시에는 무릎, 허리 등 관절 건강을 조심해야 한다. 몸 상태에 따라 스쿼트, 아령, 뒤꿈치 들어올리기 운동 등을 하면 좋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무리한 근력운동을 삼가야 한다. 건강수명을 위한 운동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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