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렸던 사람도 백신 맞아야 하는 까닭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19에 감염됐다가 완치한 사람에겐 자연적으로 면역이 생긴다. 굳이 백신을 맞아 인위적으로 항체를 생성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일까?

UPI 통신에 따르면 코로나 19에 걸렸더라도 재감염을 막을 정도로 충분한 항체가 생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소아감염학회장 버디 크리치 박사는 "특히 가볍게 앓고 지나간 경우에 더 그렇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가볍게 앓았던 사람이 백신을 맞지 않아 재감염될 때 첫 감염보다 심하게 앓을 위험도 크다.

크리치 박사는 지난해 3월 자신과 가족들이 감염됐을 당시를 회고했다. 하루 정도 증상을 보인 후 나았던 딸은 이후 혈액 검사에서 항체 수치가 700이었다. 부인은 독감과 비슷한 증상으로 1주일을 앓았으며 후각과 미각을 상실했다. 완치 후 항체 수치는 딸의 열 배인 7000이었다. 크리치 박사 자신은 보름 이상 폐렴에 시달릴 정도로 심하게 앓았다. 항체 수치는 딸의 70배가 넘는 5만이었다.

크리치 박사는 코로나 19에 걸렸던 사람이 백신을 맞을 경우, 훨씬 강력한 항체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그 자신이 백신 2차 접종을 마쳤을 때 항체 수치가 5만에서 120만으로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크리치 박사의 경험은 관련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진은 백신을 맞아 형성된 항체는 감염으로 자연 형성될 때보다 평균 3배가 많다.

밴더빌트대 의료센터의 윌리엄 샤프너 교수는 "백신을 접종하면 감염됐을 때보다 더 광범위한 항체를 얻을 수 있어 변이 바이러스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 어메시 아달자 박사는 "감염으로 생긴 면역에 대한 오해가 백신 접종 기피 현상을 부추긴다"면서 "그러나 백신과 달리 자연 면역은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크리치 박사는 "유행 초기 감염됐던 사람이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으면 재감염에 견고하게 맞설 면역력이 생긴다"면서 "다만, 코로나 19에서 방금 회복한 사람이라면 언제 백신을 맞는 게 좋을지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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