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 '먹는 양'은 정상체중 아이와 차이 없다?
만 2~3세 아이 중 15.8%는 비만 또는 과체중이며, 비만의 원인은 하루 섭취 칼로리보다 부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보건협회 학술지 《대한보건연구》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가톨릭대 간호대 이종은 교수팀은 2016∼2018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2∼3세 아이 487명과 부모 895명(아버지 412명·어머니 483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만 2~3세 아이 6명 중 1명꼴로 비만 또는 과체중이었다.
연구팀은 만 2∼18세 소아·청소년 비만을 진단할 때 사용하는 2017년 소아·청소년 성장도표의 체질량지수 백분위 수를 이용해 판정했다. 아이 부모의 비만 여부는 체질량지수(BMI)로 판정했다.
정상 체중인 아이는 전체의 84.2%(410명)였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아이는 15.8%(77명)였다. 많이 먹어서 체중이 증가했으리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비만·과체중아와 정상체중아의 하루 섭취 칼로리와 지방 섭취량은 이렇다 할 차이가 없었다. 아이가 과체중·비만인 데는 부모의 영향이 더 컸다. 과체중·비만아의 부모 중 1명 이상이 비만 상태였다.
과체중·비만아 아버지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6.4로, 정상체중아 아버지(25.3)보다 높았다. 과체중·비만아 어머니의 평균 BMI(25.1) 또한 정상체중아 어머니의 BMI(22.5)보다 더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만 2~3세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이고 생활습관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 2~3세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연령인 4~5세에 해당된다.
‘젖살은 다 빠진다’ ‘어릴 때 살이 키로 간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있지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아동기 비만은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80%에 이른다. 게다가 대사증후군과 같은 성인병 발병 위험을 높이고 성인이 된 후 조기사망률과도 관련이 있다.
아이의 생후 첫 1년은 지방세포 크기가 성장하고 지방세포 수는 안정적이다. 하지만 만 2세부터는 지방세포 크기뿐 아니라 수도 함께 증가한다. 추후에 체중감량에 성공하더라도 지방세포 크기만 일시적으로 감소했을 뿐이기에 다시 살이 찔 가능성이 크다. 과체중·비만 청소년의 90%는 만 3세에도 비만이었다는 연구 논문도 있다. 즉, 만 2~3세 과체중 및 비만 문제는 청소년기에도,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