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 수분·비타민C 섭취 ‘부족’ 카페인은 ‘과다’
국민들의 수분 섭취량이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수분 섭취량이 가장 부족한 세대가 10대 청소년으로 밝혀졌다. 청소년들의 카페인 음료나 탄산음료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한국영양학회의 ‘국민 공통 식생활지침 개정 연구(2020)’에 따르면, 2013-2017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12~14세 남성의 75.8%와 여성의 84%, 15~18세 남성의 77.2%와 여성의 79.7%가 총 수분 섭취기준 미만으로 수분을 섭취했다. 75세 이상 여성을 제하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사람이 가장 많은 집단은 10대 청소년이었다.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들이 물 대신 음료를 섭취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2007-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초등학생 5123명을 대상으로 가당음료 섭취량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카페인 음료 및 탄산음료 섭취량이 매년 증가했다. 특히, 카페인 음료 섭취량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소년의 65%가 카페인 음료를 하루 1잔 이상 마시고 있었다. .
수분 섭취가 부족한 10대 청소년의 카페인 음료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카페인은 신장에서 소변량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아데노신(adenosine)과 항이뇨 호르몬 ADH(antidiuretic hormone) 분비를 억제해 체내 수분을 배출하는 이뇨작용을 촉진한다.
즉,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커피를 포함한 녹차, 홍차, 자양강장제, 에너지드링크 등의 카페인 음료는 종류에 따라 마신 양의 1~2배 정도 되는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고 알려졌다. 수분 섭취량이 부족한 10대 청소년이 카페인 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페인은 과다 섭취 시 수면장애부터 역류성식도염 등의 위장질환, 공황장애 등의 정서질환, 심할 경우 심장마비나 사망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에는 성장저하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카페인의 부작용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카페인 음료에는 커피만 해당되지 않는다. 에너지 음료를 비롯해 콜라, 티백 녹차, 초콜릿, 커피우유에도 카페인이 들어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은 카페인 음료를 찾는 가장 큰 이유로 ‘졸음을 쫓고,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가정의학전문의나 약사 등은 “10대 청소년이 순간의 집중을 위해 카페인을 섭취하다 보면, 카페인 중독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집중이나 피로회복을 원할 경우 비타민C 등의 영양소 공급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대 연구팀은 ‘비타민C 음료 보충이 정신적 활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체적용시험을 진행, 비타민C가 직무 및 학업 열의를 개선하고 참가자의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시험 결과 고인지 능력이 필요한 작업에서의 효과가 뚜렷했으며, 집중력은 약 31%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0대의 비타민C 섭취량은 최근 조금씩 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권장섭취량 대비 6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카페인 음료 대신 충분한 물과 비타민C를 챙기는 습관을 갖는 것이 집중력 향상은 물론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는 데 필요하다는 권고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