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울면 어때...눈물 흘리면 건강에 좋은 이유
가슴이 답답하고 힘들 때 실컷 울고 나면 속이 후련해질 때가 있다. 울음이 정신적, 정서적으로 이점을 가져다준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지나친 눈물은 우울, 불안, 신경질환 등의 징후일 수 있지만 '적당한 감정적 눈물'은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
눈 청결 관리 돕고 영양도 공급하고
눈물은 크게 세 종류가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분비되는 눈물은 눈에서 박테리아가 번식하지 않도록 깨끗하게 만들고 영양분이 풍부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눈물이다. 이는 항상 분비된다.
또 하나는 눈에 무언가가 들어갔을 때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흐르는 눈물이다. 양파를 자를 때, 연기가 얼굴 쪽으로 날아올 때, 속눈썹이 들어갔을 때 등의 상황에서 나는 눈물이다.
나머지 하나는 감정 상태 때문에 나는 눈물이다. 이 눈물은 앞선 두 유형의 눈물에 들어있지 않은 단백질과 호르몬 성분들이 포함돼 있다. 이런 물질들이 분비되면서 몸과 마음이 이완되고 통증이 완화되는 등의 효과가 일어난다.
또한, 이러한 여러 이유로 흘리는 눈물은 안구에 수분을 보충해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시력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눈물의 98%는 물이지만 이 밖에 염분, 지방, 단백질, 항균물질인 라이소자임 등이 들어있어 박테리아와 잠재적인 자극 물질들을 제거하고 눈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을 준다.
불편한 감정 해소하는데도 도움
"다 큰 성인이 울면 되겠어?"라며 감정을 억제하고 눈물을 참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면 눈물을 안 흘린 대신 짜증이나 화로 쌓인 스트레스가 표출될 수 있다. 때론 애꿎은 사람에게 분풀이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눈물을 통한 감정 표현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눈물을 흘리면 '카타르시스'에 이르기 때문이다. 카타르시스는 언어나 행동 등으로 불편한 감정을 표출하고 해소함으로써 마음이 정화되는 작용을 말한다. 슬프거나 답답할 때 눈물을 흘리면 부정적 감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
여러 연구들에 의하면 눈물을 통한 감정 표현은 스트레스의 근본적 원인이 제거되지 않더라도 긴장감, 답답함 등 무거운 감정을 어느 정도 처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감정적 눈물, 얼마나 흘려야 할까?
뭐든 지나치면 정상적 범주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있다. 울음을 통해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것은 좋지만 적당한 빈도여야 한다는 것.
정확히 얼마나 울어야 하는지 산출된 수치는 없지만, 미국심리학회(APA)에 의하면 여성은 평균 1년에 30~64회, 남성은 5~17회 빈도로 '감정적 눈물'을 흘린다. 이는 여성은 매달 4번, 남성은 1번 정도 운다는 의미다. 즉, 자신이 이 범위 내에서 울고 있다면 보편적인 수준의 감정적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단, 남성은 사회적으로 아직까지 울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어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좀 더 우는 편이 감정적 정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여성이든 남성이든 이러한 평균 수치를 훨씬 웃도는 감정적 눈물을 쏟는 경향이 있다면 이때는 우울증, 불안증 등 기분장애가 있는 건 아닌지 체크가 필요하다. 혹은 뇌 부상이나 장애로 일부 신경학적 문제가 발생해 웃거나 우는 것을 통제하기 어려운 '감정실금' 상태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우는 것만으로 상황을 해결하기 어려우니, 병원을 방문해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