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뜰 때, 잠 더 못잔다 (연구)
보름달 뜨는 이맘 때,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인다면 달이 그 원인일 수 있겠다.
달이 한 주기를 돌아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는 주기는 29.5일이다. 이 주기 동안 달은 합삭(해와 지구가 달을 중간에 두고 일직선이 되어 달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을 시작으로, 달이 차는 상현, 보름, 달이 기우는 하현을 거쳐 다시 합삭이 된다.
스웨덴 웁살라대 신경과학과 크리스티안 베네딕트 교수팀은 22세에서 81세 여성 492명과 남성 360명을 대상으로 달의 주기에 따른 수면 상태를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해, 달 주기 중 달이 차는 기간 수면의 질이 더 나빠진다는 연구 결과를 《종합환경과학회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에게 여러 수면 단계를 거치는 동안 뇌파, 호흡, 근긴장도, 움직임, 심장활동 등을 측정해 수면의 질과 양을 평가하는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장비를 장착해 수면 상태를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참가자들은 달이 기우는 기간에 비해 달이 차는 기간 잠을 잘 못 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남성에게서 더 확연하게 나타났는데, 여성에 비해 남성은 수면 효율(sleep efficiency)이 더 낮았고 깨어있는 시간도 더 길었다. 이러한 연관성은 평상시 수면 장애를 포함한 교란변수를 조정한 후에도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달이 수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 가지 메커니즘은 우리가 보통 잠자리에 드는 시간에 달에 의해 반사되는 햇빛이다. 보름달이 되어가는, 즉 달이 차는 동안에는 해가 진 후에도 자연 달빛이 더 많이 비쳐 햇빛을 대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베네딕트 교수는 “이번 연구로 수면과 달 주기와의 연관성이 인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상관관계만 있는 것인지 구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달이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학계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슈다. 이전 여러 연구에서 달 주기와 수면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다소 상반된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또한 많은 이들이 인간이 어떤 식으로든 달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사이비과학(의사과학,pseudoscience)으로 여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