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 많은 결혼...나이는 진짜 숫자일 뿐일까?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얼굴이 어려보이거나 젊게 사고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이 차가 크게 벌어질 때 상대와 격차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이도, 나이 차도 숫자에 불과할 수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나이 차가 많이 벌어질수록 결혼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커진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국제학술지 ≪인구경제학저널(Journal of Population Economics)≫에 실린 호주 디킨대 연구팀의 논문 내용이다. 나이 차이와 결혼 만족도의 상관성을 조사한 결과, 커플의 나이 차가 클수록 결혼 만족도는 떨어졌다.
연구팀은 나이 차가 크게 벌어져도 건강하고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례들이 있지만, 확실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더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크게 벌어지는 나이 차를 비판하기 위해 이 논문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들이 있다. 단, 일반적으로는 나이 차가 벌어질수록 결혼 생활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러한 연애나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나이에 덜 예민한 미국에서도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커플은 나이 차가 많이 난다고 인식한다. 미국 베벌리힐스의 한 심리치료사는 미국 월간지 '인스타일'을 통해 미국에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10살 이상 많을 때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딸인 케서린 슈왈제네거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인 크리스 프랫의 10살 차이는 미국에서도 큰 차이로 본다. 12살 차이가 나는 제이 지와 비욘세, 11살 차이가 나는 프리앙카 초프라와 닉 조나스,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라이언 레이놀즈 등도 마찬가지다. 나이 차가 크게 벌어지는 커플로 불린다.
그렇다면 10살 이상 벌어지는 나이 차가 왜 결혼생활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걸까?
전문가들은 여기에 몇 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은 '권력 격차'다. 부부 상담을 진행하는 치료사들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부부들이 상담을 받으러 올 때 이야기하는 전형적인 문제점 중 하나가 권력 격차라고 설명한다. 한 사람이 나머지 한 사람보다 인생 경험이 많고 재정적으로 보다 안정적이면, 그로 인해 힘의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결혼 초기에는 젊은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에게 재정적, 정서적으로 보살핌을 받는다는 좋은 느낌을 갖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통제하는 양상을 보이는 사례들이 많다는 것이다.
둘 사이에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문화적 이슈 등이 적다는 점도 소통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일생에서 가장 아름답게 기억하는 유년기와 청소년기 경험과 추억이 특히 다르다. 동시대를 살고 있지만 사실상 서로 다른 과거의 시간을 추억하고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발생한다. 이는 사소한 차이일 수도 있지만, 사소함이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하나는 '사회적 압력'이다. 자신이 속한 사회의 행동양식과 규범을 따라야 한다는 압박감을 사회적 압력이라고 한다. 나이 차가 크게 벌어지면 이러한 사회적 압력이 커진다. 남편이나 부인의 친구, 동료, 지인 등을 만났을 때 이들 사이에서 고립감을 느끼지 않아야 하고 연대감을 형성해야 한다는 생각에 특정한 행동이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나이 차가 크다는 사실은 분명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의 수명은 100년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10년, 20년 이상 벌어지는 나이 차는 결코 적지 않다. 이 같은 나이 차는 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연애나 결혼 여부를 결정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 나이 차 많은 결혼…나이는 진짜 숫자일 뿐일까? – 코메디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