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연구] 잘 안 들릴 때, 보청기 대신 소리증폭기 써도 될까?
의학적 난청이나 청각장애가 있는 환자들이 소리를 듣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로는 ‘보청기’가 있다. 소리를 보정해 청취능력을 향상시키는 의료기기다.
그런데 보청기 대신 ‘소리증폭기’를 선택하는 난청 환자들이 있다. 전문가 진단 없이 온라인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하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로 소리증폭기가 보청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소리증폭기, 의료기기 아냐...환자 아닌 일반인이 사용
난청 환자는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을 바탕으로 한 보청기 사용이 권장된다. 보청기는 소리증폭기와 달리 난청 환자의 청각재활에 초점을 둔 의료기기다. 정밀한 청각검사를 바탕으로 주파수별 청력에 맞는 설정을 하기 때문에 전문가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우선 ≪미국청각학저널(American Journal of Audiology)≫에 실린 논문에서 보청기와 소리증폭기는 둘 다 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청기의 음성 인식 성능이 보다 우수했고, 듣기 위해 애쓰는 난청 환자의 수고를 더는데도 더 큰 효과가 있었다.
두 도구는 난청 환자의 말소리(어음) 이해 능력에도 차이를 일으켰다.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말하는 소리를 들려주고 청력과 어음 이해 능력을 평가하는 ‘소음하 어음 검사’에서 보청기는 어음 이해력을 11.9% 향상시켰다. 반면, 소리증폭기는 5% 이내의 향상에 그쳤고 기기별 검사 결과의 편차가 컸다.
난청의 경중에 따른 두 기기의 임상적 유효성을 살핀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청각학&이과학저널(Journal of Audiology & Otology)≫에 실린 연구에서 경도와 증등도 청력손실에는 두 도구 모두 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중등고도의 청력손실에서는 보청기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리증폭기 사용 시 주의할 점은?
또한, 정상적인 청력을 가진 일반인도 소리증폭기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력이 너무 높은 소리증폭기는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리증폭기 사용 시 △최소 어음영역 주파수 대역(500–4000Hz)을 포함시키고 △최대 출력은 110dB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청력을 보호하고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한편,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보의연은 소리증폭기의 안전성, 유효성, 비용효용성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소리증폭기는 웨어러블 장비 등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고 확장성이 높아 지속적인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코메디닷컴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질환별 치료법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국민 건강과 밀접한 의료기술의 안전성, 유효성, 비용효과성을 평가한 연구 내용을 5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제공하는 다양한 건강정보가 궁금하다면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necah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