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하면 1주일 후까지 뇌 기능 떨어진다
수면부족에서 회복하는 것은 흔히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부족했던 잠을 다시 원상으로 회복한지 1주일 후에도 뇌의 주의력과 인지처리 능력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만성적으로 밀린 잠을 나중에 보충하는 것보다 애초부터 수면 부족의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폴란드 야기엘로니아대 연구팀은 사람들이 수면 부족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참여자들은 10일간 잠을 덜 잔 뒤 규칙적으로 수면으로 돌아갔지만 1주일 후까지 그 후유증이 뇌 기능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 이론물리학 연구소 제레미 오차브 박사는 “수면손실은 분명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어렵고 힘든 일을 할 때 실제 수행 능력이 낮아질 수 있고, 부분적인 수면 부족을 겪은 1주일 후에도 행동 패턴이 약간 흐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짧은 수면, 긴 후유증
연구는 20~22세 19명을 대상으로 3주 동안 이뤄졌다. 참여자들은 휴식과 활동 주기를 기록하는 손목 센서를 착용하고, 날마다 뇌 활동을 측정하는 검사인 뇌전도 모니터링을 받았다. 아울러 매일 기분과 에너지 수준을 평가받고 뇌가 정보를 얼마나 빨리 처리하는지 측정하는 스트룹 검사를 받았다.
처음 4일 동안 참여자들은 규칙적인 일과를 지켰다. 이어 10일 동안 수면 시간을 30%씩 줄였다. 예를 들어 매일 밤 8시간씩 자는 사람이라면 10일 동안 5시간 20분 동안 수면을 취했다. 열흘간 짧은 수면을 취한 뒤 원하는 만큼 잠을 자게 했다.
그 결과 수면 부족 기간뿐 아니라 회복 단계에서도 행동의 변화가 발견됐다. 참여자들은 처음 스트룹 테스트에서 평균 97%의 점수를 기록했고 반응시간은 4% 느렸다. 짧은 수면을 취하는 10일 동안 정확도 점수는 평균 95%로 떨어졌고 반응시간은 7% 느렸다.
잠을 원하는대로 잘 수 있는 수면의 회복 단계가 끝날 무렵에도 정확도 점수는 연구를 시작할 때보다 여전히 1.5%가 낮았지만, 반응시간은 연구를 시작할 때만큼 느렸다.
만성 수면부족,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
오차브 박사는 변화의 수치가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중대한 변화라고 말한다. 특히 무거운 기계를 조작하거나, 수술을 하거나, 항공 통제를 하는 등 어렵고 힘든 작업을 할 때 이같은 기능 저하가 중요한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실험 참여자들은 장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 있거나 한번에 1시간 신체 활동을 했다. 하지만 수면 부족 단계에서 이들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5분에서 10분마다 움직였다. 수면이 부족하면 일을 하기 위해 장시간 앉아 있기도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뇌 활동 역시 수면 부족에서 회복된 지 1주일 후까지 지장을 받았다. 오차브 박사는 “우리는 수면 부족과 회복 단계 사이에 별 차이를 찾지 못했다. 뇌의 전기 활동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든 그 변화는 오랫 동안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밤샘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디트로이트 웨인주립대 중환자실 및 수면 의학과 제임스 롤리 교수는 “밤을 새고나서 잠을 푹 자면 상쾌함을 느낄 수 있지만 몸은 여전히 그 영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수면 부족이 건강에 미치는 해악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이번 연구는 그 회복 과정을 조명한 점에서 주목된다. 이 연구는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원제는 ‘Observing changes in human functioning during induced sleep deficiency and recovery perio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