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박멸 기회 놓쳐..."목표는 확진자 0명 아냐"

[사진=JONGHO SHIN/게티이미지뱅크]
앞으로 좀 더 시간이 흘러 코로나19 감염병으로부터 결국 사람이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을 때 '승리'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최근 한 전문가는 '확진자 발생 0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국 공중보건국장 출신인 외과의사 비벡 머시 박사는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 대응은 더 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입원 환자와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머시 박사는 미국 일간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완전히 박멸시킬 기회를 이미 놓쳤다고 밝혔다. 이 바이러스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가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머시 박사의 발언은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다시 증가하는 배경과 맞물린다. 최근 미국 전역에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집중치료병상이 '제로(0)'라는 보고가 발표됐다. 일부 병원은 수용 가능한 환자의 두 배 가까운 인원을 치료하고 있다.

앞선 주말에는 미국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 일부 지역 병원은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임의적으로 선택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미국 노동절인 어제(6일)는 휴일로 여행객들이 늘면서 휴양지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로 인해 앞으로 환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최소 2~3년은 더 걸릴 듯

머시 박사가 코로나19 감염병을 정복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명시한 것은 현재의 미국 상황과 맞닿아 있다. 미국은 백신 접종률이 꽤 높아졌지만, 여전히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위드 코로나'를 택한 것도 이런 이유다. 코로나19 종식은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공존을 택한 것이다.

물론 캘리포니아대 의대 모니카 간디 교수 등 상대적으로 낙관론을 펼치는 학자들도 있다. 기존에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 바이러스들도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부 그 힘이 약화됐다는 것. 예방접종과 자연감염 등으로 인간의 면역 획득으로 끝이 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전염병학자들도 앞으로 최소 2~3년간은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똑같이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방향을 전환하되, 마스크도 쓸 필요가 없는 완벽히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가는 과도기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에서 여전히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백신 무용론을 펼치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델타 변이는 백신 미접종자들의 입원 가능성을 높이지만, 접종 시에는 입원률과 위중증률을 크게 줄인다. 간디 교수는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코로나19를 지나치게 가볍게 치부할 필요도, 과도하게 심각하게 접근할 필요도 없이 기존의 다른 예방접종과 마찬가지로 백신을 접종 받으면서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하단 설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지만, 이러한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입을 모으는 부분은 결국 현재의 상황은 팬데믹에서 엔데믹(풍토병)으로 가는 과도기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의 개입으로 근절된 감염병은 천연두뿐이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감염병 역시 결국 풍토병이 되면서 더 이상 비상 상황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형국에 이르렀다.

문제는 엔데믹 시점이 언제냐는 것이다. 엔데믹 시점을 앞당기려면 궁극적으로 아동에 대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아이들에 대한 접종은 가족 간 전파와 지역사회 전파 등을 막고 정상적인 삶을 앞당기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불확실성'이 있지만, 향후 몇 년 내로 코로나19가 독감처럼 관리되고 있을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이나 국가에서 간혹 환자들이 급증하긴 하지만, 대체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되고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면 비록 코로나19 종식을 꿈꾸긴 어렵더라도 마스크 착용이 필요 없을 만큼 코로나19 이전 삶과 거의 비슷해지게 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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