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저스틴 비버가 닮아 보인다고? (연구)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캐나다 출신 가수 저스틴 비버가 닮아보인다?"
전혀 다른 모습의 두 사람의 성격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물음에 충분히 ‘그렇다’고 대답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최근 국제 저널 ‘인지(Cognition)’에 게재됐다.
미국 뉴욕대학교 심리학과 조나단 프리먼 교수와 오동원 연구원, 바젤대학교 미렐라 워커 연구원 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타인의 얼굴을 인식하는 데 자신의 인식과 편견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푸틴 대통령과 가수 저스틴 비버처럼 신체적으로 유사성이 부족해도 두 사람의 성격이 비슷하다는 사전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두 사람이 닮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인종의 남녀로 구성된 참가자를 대상으로 저스틴 비버, 블라디미르 푸틴 등 유명인의 얼굴 이미지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에 사용된 얼굴에 인종 및 성별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백인 남성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전반적으로 피험자가 두 사람의 성격이 비슷하다고 생각할 때, 그에 상응해 대상의 얼굴이 더 비슷하다고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여주었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즉, 성격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진 속 대상의 얼굴이 시각적으로 더 유사하다고 인식했다.
프리먼 교수는 “얼굴은 타인이 우리의 생각, 느낌, 의도를 들여다보는 관문”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만약 우리가 사전에 알고 있던 성격에 대한 지식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얼굴에 대한 인식이 조직적으로 왜곡된다면, 이는 우리가 행동하고 그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가 뇌에서 얼굴을 인식하는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과학적 이해를 제공한다며, 얼굴을 인식하는 데에는 눈이나 턱 등 얼굴 특성뿐 아니라 이전에 가지고 있던 사회적 지식도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얼굴을 인식하는 것은 일상생활에 필수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휴대폰에서부터 광범위한 대테러(counterterrorism) 및 법집행 적용에까지 다양한 기술에 적용되면서 정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네이처 보도에 따르면, 미국 ACM(The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은 ‘인종, 성별, 기타 인간적 특성에 기반한 명백한 편향(bias)’을 이유로 민간과 정부에 얼굴인식 기술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