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비타민D 보충제 불필요?
[전의혁의 비타민D 이야기]여름 비타민D 수치 유지법
건강기능식품과 각종 비타민, 미네랄 등은 1년 내내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비수기가 있는 비타민이 있다. 이 비타민은 마치 계절에 따라 수요가 변화하는 여행, 이사, 결혼 등과 같이 특정한 시기에 덜 팔린다.
그렇다. 다들 예측한 것처럼 햇빛 비타민이라고 불리우는 비타민D이다. 비타민D는 가을에 서서히 수요가 올라가고, 겨울에 정점에 이르러 성수기를 맞고, 봄부터 서서히 수요가 줄어 여름철에는 완전 비수기에 이른다. 겨울에 비해 50% 이상 비타민D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여름철의 햇빛이 비타민D를 많이 생성시켜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그 믿음에 스스로 속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햇빛을 통한 비타민D 생성은 해가 쨍쨍 내리쬐는 정오 무렵, 즉 오전 10~11시부터 오후 2~3시 사이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에 가장 잘 이뤄진다(그 외 시간에는 자외선 지수가 낮아 생각만큼 효율적으로 비타민D가 생성되지 않는다). 이 시간에 어떤 이가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30분 이상 햇빛을 마주할 수 있을까? 한여름 자외선은 피부를 파괴해 피부를 노화시키고 피부암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체중을 감소시키려고 담배를 피는 것과 마찬가지의 안 좋은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분별력 있는 햇빛 쬐기의 공식은 있다. 일광욕을 한 뒤 24시간 뒤에 피부가 타지 않고 약간 분홍색이 되는 정도의 상태를 ‘최소홍반량(Minimal Erythemal Dose, MED)’이라고 한다. 수영복을 입고 해변에서 최소홍반량의 정도로 일광욕을 하면 약 1만~2만5000IU의 비타민 D가 생성되며, 반팔과 반바지 차림이라면 약 2000~4000IU의 비타민D를 얻을 수 있다.
최소홍반량이 되는 상태의 25%~50% 정도만 햇빛을 쬐는 것이 인체에 적절한 비타민D 수치를 유지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내 피부가 분홍색이 되는데 약 30분이 걸린다면 약 8~15분 정도만 노출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물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았을 때의 얘기이다.
사람마다 피부 색깔(멜라닌 색소 차이)과 나이, 체질 상의 특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최소홍반량 공식의 시간도 모두 다르다. 과연 누가 이 공식에 따라 햇빛을 통한 비타민D를 보충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현대인은 자동차 이용시간 및 실내 생활이 증가해서 햇빛 받는 시간이 매우 적어지고 있다. 또한 외출 및 운동 시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함으로써 충분한 비타민D를 확보하기 어렵다.
한국인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로 정상 수치(30~100ng/ml)에 한참 못 미치는 비타민D 부족∙결핍 수준이다. 고혈압, 당뇨병 환자가 자신의 혈압이나 혈당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약을 처방 받듯이, 비타민D 부족∙결핍인 사람들도 하루빨리 혈중 비타민D 수치를 정상화해서 가능하면 적정 건강수준(40~60ng/ml)을 유지하도록 보충제를 복용해야 한다.
비타민D는 복용 후 간에 도달할 때 까지는 영양소(비타민)로 작용하지만 그 후 활성형으로 대사된 뒤부터는 호르몬으로 작용한다. 우리 몸에서 호르몬이 부족하면 건강에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토록 중요한 영양소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이 치밀하고 부지런하다고 생각한다면 여름에 ‘최소 홍반량 공식’에 따라 매일 적절한 햇빛에 노출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여름이라도 보충제를 복용해 비타민D 건강 수치를 유지하도록 하자. 비타민D 건강 수치(40~60ng/ml)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 최소 4000IU 이상은 복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