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심한 '대상포진'… 전염될까?
주부 이모씨(47세)는 요즘 얼굴과 팔 등에 물집과 같은 발진이 생기고 통증까지 심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외출은 커녕 가족들에게 전염이 될까봐 조리도 자제하고 있다. 가까운 동네병원에서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는데, 다른 후유증이 없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1. 면역력 약해지면 대상포진에 취약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帶狀疱疹)이란 한자어의 의미를 그대로 풀어내면 띠 모양(대상)의 발진과 수포(포진)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상포진은 건강한 젊은이라도 면역력이 크게 약해지면 생길 수 있다. 나이를 가릴 것 없이 모두 조심해야 할 질환이다.
대상포진은 주로 몸통이나 엉덩이 부위에 잘 생기나 신경이 있는 부위라면 얼굴, 팔, 다리 등 어디든지 발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의 물집은 신경을 따라 무리를 지어 띠 모양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금세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피곤할 때 입술 주위에 종종 발생하는 단순포진하고는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다.
2. 대상포진 전염 되나?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전염 여부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미 수두를 앓은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대상포진이 전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두를 앓은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전염이 될 수 있다.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는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신경 주위에 증상이 없이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생한다.
대상포진 환자의 물집이 터져 진물이 흐르게 되면 이 진물로 인해 전염될 수 있다. 자주 접촉하는 사람 중에 대상포진 환자가 있다면 수두를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은 수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수두에 걸린 경우는 호흡기를 통해서 바이러스가 아주 잘 전염될 수 있으므로 면역력이 없는 사람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대상포진 환자의 피부에도 바이러스가 있지만 온 몸으로 번진 대상포진 환자가 아니라면 피부의 바이러스가 공중으로 퍼져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전파되는 것은 어렵다”면서 “일반적으로 전염력은 강하지 않지만 신생아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대상포진 환자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3. 통증은 언제까지?
대상포진의 통증은 몸의 한쪽 부분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아프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1~3일간 지속된 이후에 붉은 발진이 일어나며 열이나 두통이 발생하게 된다.
통증은 피부병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 이를 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수포 없이 통증이 발생하거나 통증 없이 수포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통증은 수개월에서 수년간 계속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쉽고 흔하게 발생한다. 대상포진 초기에 약을 복용하면 이러한 합병증을 줄일 수도 있다.
교수는 “흔하지는 않지만 얼굴신경이 손상을 받아서 입술이 옆으로 비뚤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대상포진이 얼굴 주위를 침범하면 특히 통증이 심하며 신경 침범으로 배뇨기능의 장애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코 위에 대상포진의 피부병 증상이 있는 경우 눈을 침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안과적인 검진이 필요하다”면서 “합병증이 오래갈 수 있는 고령 환자는 특히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했다.
4. 스트레스가 원인? 대상포진 예방법
스트레스 그 자체는 대상포진을 유발하지 않지만 많은 환자들이 발병 전 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말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약하게 만들어 대상포진에 좀 더 잘 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가급적 과로를 피하고 복식호흡, 명상 등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해야 한다. 채소 과일 등을 자주 먹고 운동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60세 이상을 위한 예방접종도 있는데 이미 수두에 걸린 적이 있으나 아직 대상포진이 발병하지 않은 사람이 대상이다. 이 예방접종은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어 장기적으로 노인들의 대상포진을 예방해 줄 수 있다. 수두 예방접종도 장기적으로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