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감염자의 바이러스 전파, 불가능하진 않지만 드물어

감염자가 2000명을 넘어선 지난 11일 서울의 한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돌파감염이 꾸준히 늘고 있어 밀접·밀집·밀폐 환경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뉴스1]
백신 접종자가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백신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백신 접종을 받아도 소용없다는 이러한 주장은 사실일까?

그렇지 않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시 위·중증, 입원, 사망 위험이 줄고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 역시 크게 감소한다고 설명한다.

최근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감염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데 감염자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 때문에, 백신이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하면서, 백신 효과가 이전보다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캐나다 연구팀이 델타 변이에 대한 감염 예방률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1차 접종 후 예방 효과는 모더나가 72%, 화이자 56%, 아스트라제네카가 67%로 나타났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는 2회 접종 완료 후 화이자가 88%, 아스트라제네카가 67%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논문이 실렸다. 또 가장 최근 발표된 미국 메이오클리닉 연구에 따르면 델타 변이가 우세한 최근에는 모더나의 예방 효과가 76%, 화이자는 42%로 떨어졌다.

각 논문별로 예방률에 차이는 있으나, 델타 변이 등장 이후 전반적으로 예전보다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여전히 예방 접종의 효과가 유효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돌파감염 계속 늘 것...돌파감염자 전파 위력은 약해

지금까지의 돌파감염 사례들을 보면 백신 접종자들은 감염되더라도 심각한 상태에 이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오래 머물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킬 가능성도 낮다.

미국 퍼듀대 바이러스학과 수레쉬 미탈 교수는 USA 투데이를 통해 "백신 접종자도 감염 시에는 미접종자와 동일한 양의 바이러스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미접종자는 10일 이상 전염성을 유지하는 반면, 접종자는 3~4일 정도만 높은 바이러스 수치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자들은 면역반응이 좋다"며 "감염자와 접촉하면 돌파감염이 일어날 순 있지만 대다수는 감염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돌파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가능성은 더욱 낮다.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 숀 트루러브 박사에 따르면 돌파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일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이는 매우 드문 사례에 해당한다.

아직 돌파감염의 위험 정도를 수량화하기에는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 델타 변이가 계속 위세를 떨치고 있는데다, 접종률은 늘고 있어 앞으로 돌파감염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백신은 100%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게 아니므로 돌파감염자는 매번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발생하고 있는 감염 사례의 대부분은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발생하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50%를 넘어선 미국에서는 아직도 1일 신규 확진자수가 10만 명 넘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백신 무용론의 근거가 될 수도 있지만, 미국 보건당국의 보고에 따르면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팬데믹 현상이다.

집단 돌파감염 사례서 중증환자·사망자는 없었다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들도 여전히 주의는 필요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 7월 26일 기준 1억 6300만 명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가운데, 돌파감염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한 사람들은 6500명에 이른다. 이는 백신 접종자의 0.004%로 매우 낮은 비율이지만, 수천 명이라는 숫자 자체는 사람들에게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나와 내 가족도 만에 하나 돌파감염으로 위험한 상황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여전히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특히 가정에 노약자나 만성질환자가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또한, 돌파감염 사례들이 계속 발생하더라도 백신 접종은 이점이 더 크다는 점에서 접종 받는 편이 유리하다. 지난 7월 3~1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반스터블 카운티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났다. 감염 사례 469건 중 74%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이었다. 이로 인해 백신을 불신하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백신 전문가인 애시쉬 자 박사는 여기서 더욱 중요한 점은 이들 중 약 1%만이 병원에 입원했고, 중증환자나 사망자는 없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돌파감염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예방 접종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백신 접종의 이점을 확인한 사례라는 설명이다. 백신은 나에게 해가 될 확률보단 보호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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