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바이러스 유입, "항구 정박 시점 말곤 없다"
민관군 합동 조사 결과, 청해부대 34진 부대원들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은 항구 정박 시점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청과 국방부 군 역학조사단, 예방의학과 교수 등 민간전문가 등이 민관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지난달 2일 해외파병을 나간 청해부대에서 첫 코로나19 의심증상자가 나타난 후, 같은 달 14~15일 코로나19 PCR 검사를 진행한 결과 다수의 양성자가 발견됐다. 7월 20일 부대원 301명은 전원 귀국 조치됐고, 국내에서 PCR 검사를 재실시해 27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발병률은 90.4%다.
최초로 의심증상을 보인 지표환자는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코로나바이러스 중화항체가 확인돼 추정환자로 분류됐다. 최초 감염 발생 시점은 6월 28일에서 7월 1일 사이로 추정된다.
청해부대는 해외파병 전 2주간 검역과정을 완료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유입된 때는 항구 정박 시점밖에 없을 것으로 합동조사단은 보고 있다.
청해부대 34진은 평소 임무지역이던 A지역에서 D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6월 8일 B지역을 경유했고, 같은 달 11~12일에는 C지역, 동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는 D지역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가장 의심되는 곳은 D지역이다. D지역 정박 이후 유증상자가 급증했고, 정박 당시 외부인 또는 물품과 접촉한 일부 부대원이 평균 잠복기(5~7일) 내 증상 발생했으며, 전장유전체 분석 결과 D지역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와 동일 계통의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정황상 D지역에서 감염됐을 확률이 높다는 것.
유입 경로는 물품·유류 등의 보급,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의 외부인 접촉 또는 오염된 물품 표면 접촉 등일 것으로 추정된다. 업무 외 개별적인 외부인 접촉은 없었고, 개인보호구 착용 및 소독 조치는 지침을 준수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인 활동은 포착되지 않았다.
다수의 환자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밀폐, 밀집, 밀접이라는 함정 내 환경과 24시간 지속적인 공동생활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의 유행 △일반감기, 장기간 항해로 인한 피로 등과 구분이 어려운 코로나 임상증상으로 인한 환자발생 인지 지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민관군 합동조사단은 이번 역학조사를 통해 볼 때 앞으로 해외 파병을 위해서는 ① 출항 전 승무원 예방접종 및 검역 ② 정박업무 시 감염관리 강화 및 정박 이후 주기적 검사체계 마련 ③ 함정 내 진단검사장비 보완 ④ 격리공간 확충 및 동선분리계획 보완 ⑤ 함정 내 확진자 발생 시 육지 후송체계 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한편, 청해부대 확진자 중 유증상자는 76.8%(209/272)로, 주요 증상은 인후통, 발열, 근육통, 기침, 두통 등이었다. 위중증 환자는 없었고, 현재는 모두 격리치료가 해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