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좋아할 수록 연애 더 못한다
자신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얼마나 성공했는지에 중점을 둔 사람은 연인이나 배우자와 더 많은 갈등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돈을 많이 버는데 인생의 가치를 쏟을 수록 사랑을 더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새리노밸리주립대학교(Saginaw Valley State University) 연구진은 개인의 재정적 성공을 중요시 하는 성향과 커플 간 갈등 사이에서 특정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사회 및 인간관계 저널(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살펴본 가치 평가는 FCSW라는 개념으로, 개인의 가치는 재정적 성공을 달성하는 능력에 달려있다는 생각(financially contingent self-worth; FCSW)을 말한다.
연구진은 기혼이거나 장기간 연애 중인 434명을 대상으로 FCSW 수준과 파트너와의 의견 충돌 빈도수에 관한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FCSW 수준이 높을수록, 즉 자기 가치를 매기는 데 재정적 성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연인 및 배우자와 재정적 갈등이 더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연관성은 소득 및 경제적 압력 등 다른 요인을 조정한 후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지됐다. 참가자의 소득 수준과 경제적 스트레스 수준과도 상관이 없었다.
참가자 중 74명은 6주 동안 매주 관계에 대한 설문도 작성했다. 이에 따르면 참가자들이 FCSW를 많이 느낀다고 보고한 몇 주 동안 연인 및 배우자와 재정적으로 더 많은 의견 차이를 보였으며 상대의 지지를 적게 받는다고 느꼈다.
연구진은 추가로 337명을 모집해 후속 실험도 진행했다.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재정적 성공의 이점을 보여주는 기사를 읽게 했고, 다른 한 그룹은 재정적 성공이 어떻게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에 관한 기사를 읽게 했다. 참가자가 재정적 성공에 대해 갖는 느낌을 교묘하게 조작하고자 한 것이다.
예상대로 첫 번째 기사를 읽은 그룹은 두 번째 기사를 읽은 그룹에 비해 FCSW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상의 재정적 상황에 대해 더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관계에 대한 만족도도 낮았고 파트너의 지지도 적게 받는다고 느꼈다.
재정적 성공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만으로 연인이나 배우자가 자신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재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를 이끈 새리노밸리주립대학교 데보라 E 워드 심리학과 교수는 “돈이나 재정적 성공을 좋아하고, 이를 가치 있게 여기거나 원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며 “이를 통해 자신 혹은 상대를 좋은 사람이나 가치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핵심 요소로 생각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드 교수는 이번 연구가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일 뿐, 재정적 성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관계에서 갈등을 더 많이 유발하는지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히려 금전적 갈등이 많을수록 돈이 관계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믿게 되어 자기 가치를 돈에 두는 경향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