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의 뜻밖의 부작용...어린이 근시 늘어

[사진=kiankhoon/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동안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근시를 가진 아동이 크게 늘었는데, 그 배경에는 팬데믹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국안과학저널(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실린 새로운 연구 결과다. 취학 연령의 홍콩 아동들을 대상으로 안과 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팬데믹 기간 근시를 가진 아동의 비율이 팬데믹 이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진행한 홍콩중문대 안과 및 시각과학과 연구팀은 전례 없는 강력한 봉쇄 조치가 신체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은 예상돼 왔지만 아동의 시력 발달에도 영향이 갈 것이란 점은 예상키 어려웠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봉쇄와 격리 조치 등이 비만 인구를 늘리고 우울증과 불안증 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증가시킬 것이란 점은 팬데믹 초기부터 우려돼왔던 부분이다. 하지만 팬데믹과 근시의 상관성은 예측키 어려운 부분이었다.

팬데믹 기간 근시 아동이 늘어난 것은 바깥활동이 줄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며 컴퓨터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증가했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된다.

근시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향후 시력이 감퇴할 가능성을 높이고 다른 안과적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지난 2020년 1~8월까지 만 6~8세 아동 709명을 모집했다. 그리고 평균 7.89개월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했으며, 해당 데이터는 감염병 유행 이전 실시됐던 아동 1084명의 검사 데이터와 비교했다.

분석 결과, 팬데믹 기간 어린이 근시의 연간 발병률은 26.98%로, 그 이전 발병률인 11.63%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각막부터 눈 안쪽까지 이어지는 안구의 길이도 살폈다. 진행성 근시가 있으면 이 길이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팬데믹 기간 아이들의 안구 길이는 연간 0.45mm 늘어났고, 이는 그 이전 길이 변화인 0.28mm와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코로나 방역 조치로 아이들의 생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도 살폈다. 그 결과, 야외활동 시간은 68% 줄어들었고, 집에서 스마트기기 등을 사용하는 시간은 2.8배 증가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근시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려면 야외활동이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야외활동이 근시 진행을 막는다는 여러 선행 연구들이 있다. 바깥활동은 근시 예방을 위한 국제적 권고 사항이기도 하다. 앞선 동물실험에 따르면 실외의 빛은 망막에서의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켜 안구가 길어지는 것을 억제하고 근시 예방에 도움을 준다.

코로나19 국면으로 접어든지 1년 반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이는 눈 건강에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아닌 한적한 야외 공간도 얼마든지 많다는 점에서 보호자들은 아이들과 함께 바깥활동을 늘려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야외활동은 얼마나 해야 되는 걸까? 매일 최소 2시간은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단, 최근에는 폭염이 심하니 바깥활동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겠다. 더불어 아이가 자꾸 눈을 가늘게 뜬다거나 자주 눈을 비빈다거나 눈에서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과 같은 표현을 한다면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안구의 길이가 늘어나면 망막 박리를 비롯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안경 착용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받는 것 역시 중요하겠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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