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해 무지방? 차라리 ‘저지방’이 낫다
지방 함량이 높은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무지방’ 혹은 ‘저지방’ 식단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체중을 감량하거나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릴 목표다. 하지만 무지방은 건강을 지키는 특효약이나 마법의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무지방보다는 저지방 식단이 바람직하다.
사실상 무지방 식품도 지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100g당 0.5g 미만의 지방이 들어있으면 무지방 표기가 가능하다. 지방이 3g 미만이면 저지방으로 표시할 수 있다.
지방 함유량을 낮췄다(Reduced-fat)고 표기하려면 일반적인 제품보다 최소한 지방량이 25%는 덜 들어가야 한다. 또 지방 라이트(Light) 제품은 지방이 전체 칼로리의 3분의 1이거나 지방량을 50% 이상 줄여야 한다.
또 무지방 음식은 대체로 맛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맛을 보완할 목적으로 설탕, 소금, 시크너(농도를 걸쭉하게 만드는 물질) 등을 첨가하면 오히려 고지방 식품보다 건강에 해로워지기도 한다.
지방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만족감이 떨어져 과식이나 폭식을 할 위험 역시 높아진다. 영양 균형상으로도 지방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이 더 유익하다고 보기 어렵다.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따르면 하루 칼로리 섭취량 중 30%는 지방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어떤 지방을 먹느냐는 더욱 중요하다.
좋은 지방이란 단일불포화지방 혹은 다가불포화지방을 의미한다. 단일불포화지방은 견과류와 올리브오일 등에 들어있는 지방으로 혈액 내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떨어뜨리고, 좋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인다.
좋은 콜레스테롤 자체도 나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작용을 하므로 단일불포화지방을 먹으면 선순환 효과를 거두게 된다. 다가불포화지방은 연어나 참치처럼 생선에 든 지방을 의미하는데 마찬가지로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하루 칼로리 섭취량의 30%를 지방으로 채우라는 의미는 포화지방이나 트랜스 지방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포화지방은 소고기, 돼지고기, 버터, 햄, 유제품 등에 든 지방이고, 트랜스지방은 마가린이나 쇼트닝에 든 인공 지방산을 말한다.
단 지방을 모두 잘라낸 살코기만 먹거나 저지방 유제품을 선택하면 포화지방산의 섭취를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음식을 먹어도 된다. 하지만 트랜스지방은 최대한 먹지 않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무지방이나 저지방 식품을 선택할 때는 설탕을 비롯한 추가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확인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