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여자처럼 요실금이 생길까?

[배웅진의 남성건강]

남성에서도 요실금이 생길까?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현상을 요실금이라 한다. 대개 출산력이 있는 여성에서 나이가 들면서 골반근육이나 요도를 지지해주는 조직이 약해져 생기는 요실금이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남성에게선 요실금이 생소할 수 있다.

남성 요실금의 유병률은 노화와 비례한다. 나이가 들수록 방광의 기능 중 소변을 저장하고 배뇨를 하는 능력이 감소하게 되기 때문에 요실금을 해결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광의 관리가 필요하다. 여성보다 요도가 상대적으로 긴 남성에서 왜 요실금이 발생하게 될까?

먼저 소변의 누출을 자제할 수 있는 요도 괄약근의 약화를 들 수 있다. 갑작스럽게 방광 압력이 증가해서 소변이 나오려고 하면, 보통은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압력으로 누출을 막는 요도 괄약근이 방광과 전립선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남성은 또 전립선암이나 전립선비대증의 수술을 받았어도 요도 괄약근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개 괄약근 자체의 손상보다는 기능이상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방광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를 노화 방광이라고 하는데 배뇨근의 탄력성이 떨어져 충분히 소변을 저장하지 못하게 되어 빈뇨를 비롯한 증상이 생긴다. 특히 고령 환자에게서 잘 생기는 전립선비대증이 동반되면 방광기능장애나 그로 인한 절박뇨, 요실금 등의 발생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런 방광 기능의 변화는 완치를 위한 치료보다는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호전시킨다는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수술 후 발생한 요실금이라면 요도괄약근이 약해졌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운동요법을 통해 괄약근의 기능회복을 도울 수 있겠지만 장기간 회복되지 않는다면 요도에 기계장치를 삽입하는 인공요도괄약근 삽입술 등의 방법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요실금이 발생했다면 비대증 해소를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노화 방광으로 인한 방광 기능의 이상이 주원인이라면 약물 치료가 주로 이용되며, 장기간 치료에 호전이 없다면 보톡스 방광내 주입법과 같은 시술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이러한 치료에 앞서 요실금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어떤 형태의 요실금이든지, 골반근육운동이 요실금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케겔 운동이다. 소변을 참는 느낌으로 근육을 조였다가 푸는 동작을 하는 방법인데, 효과적인 운동을 지속하려면 교육, 상담을 받고 시행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제대로 되지 않은 케겔 운동은 효과가 없을뿐더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방광에 자극을 주는 음식을 피하는 것도 요실금 예방에 중요하다.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가 있는 음료, 맵고 짠 음식은 방광 점막을 자극해서 빈뇨, 절박뇨를 유발할 수 있어 조심해야한다. 요실금이 있는 분들은 지레 겁을 먹고 물을 잘 먹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농축된 소변은 방광을 자극할 수 있다. 적당한 수분섭취는 방광기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요실금은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생활을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자존감의 상실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까지 걱정될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다.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다양한 형태의 요실금이 나타나기 때문에, 주변에서 들은 정보만으로 약 한 알, 수술 한번으로 완전히 회복되리라 생각하고 병원을 찾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모든 요실금에 통하는 비법은 없다. 정확한 진단으로 원인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하루라도 빨리 상담을 받기를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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