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근육통 증후군, 20∼30대 여성에 많아
“온몸이 결리고 아파요.”
패션디자이너 김모씨(30)는 최근 1년 동안 어깨가 늘 딱딱하고 아파 일을 할 수 없었다. 병원에서 근육을 푸는 주사를 맞았더니 사흘 뒤부터 어깨는 괜찮아졌으나 이번에는 허리가 아파왔다. 며칠 뒤엔 배가 아프고 소화마저 안됐다. 그는 여러 병원을 옮겨다니다 한 병원에서 스트레스와 수면장애가 원인인 ‘섬유근육통 증후군(FMS· Fibromyalgia Syndrom)’이란 진단을 받고 정신과에서 쓰는 약을 먹으면서 치료받고 있다.
▽FMS란?=온 몸의 근육이 아프고 쉽게 피로해져 고통받는 병. 미국의 경우 환자가 7백만∼1천만명으로 추산. 여성이 남성보다 20배 정도 많으며 여성도 20,30대에서 주로 나타난다.
▽원인=수면장애 스트레스 등으로 호르몬분비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인대가 아픈 것. 유전적 이유나 감염 등이 원인이라는 학설도 제기되고 있다.
▽증세와 진단=주로 뒷목이 뻐근하고 어깨의 날개뼈 부위가 아프며 등 허리 무릎이 아프다. 무기력증 수면장애 불안 우울증도 나타난다. 여성은 생리 전 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미국류머티스학회는 몸에서 통증을 민감하게 느끼는 18곳 가운데 11곳 이상이 아플 때 FMS로 진단한다고 정의. 그러나 병원에서는 다른 증세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FMS 증세가 나타나면 이 병으로 진단.
▽치료=근육계통의 이상인데도 정신과에서 쓰는 약이 효과 있는 경우가 많다. 잠을 제대로 자게 해주는 약만 복용해도 좋아진다. 증세에 따라 진통제 수면유도제 항우울제 근육이완제 등을 먹는다. 근육이 이완되도록 편안한 자세에서 깊게 숨을 쉬는 것도 좋다.
▽운동도 도움=물 속에서 걷는 ‘수중 조깅’과 정지된 사이클을 타는 운동, 산책 등이 좋다. 근육에 무리가 올 수 있는 조깅 에어로빅 등은 해롭다. 저녁 늦게 운동하면 잠을 푹 잘 수 있어 더욱 좋다.
◎마음에서 오는 병
FMS는 일종의 ‘마음의 병’. 마음에서 오는 병은 크게 ‘신체화장애’와 ‘정신신체장애’로 나눠진다.
▽정신신체장애=소화성궤양 과민성대장염 긴장성두통 등 병원 검사에서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는 병. 특정부위의 대증(對症)치료만 받으면 일시적으로 증세가 좋아졌다가 도지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약물치료 이완요법 등 정신과치료를 병행해야 잘 낫는다. 내과 환자의 70% 이상이 해당. FMS도 여기에 속한다.
▽신체화장애=환자가 속쓰림 무기력증 발기부전 등을 호소하지만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멀쩡’하다. 대부분 불안 우울 화 등을 풀지 못해 생긴다. 의사의 상담을 받아 병의 원인을 밝히고 항우울제 등의 약을 복용하면 낫는 경우가 많다. 병원을 찾는 환자의 5∼10%가 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