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호흡기질환 앓으면 우울증 걸릴 위험 3배 ↑ (연구)
여러 가지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훗날 우울증과 불안증에 걸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지 ’랜싯 지역건강-유럽’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코로나 팬데믹이 만성 호흡기 질환의 증가를 가져올 경우 향후 의료 서비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또한 만성질환자를 위한 치료 계획에는 신체와 더불어 정신 건강의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정신 심리학 및 신경과학 연구소 에이미 로날슨 박사는 “우리의 대규모 분석은 두 가지 이상의 신체적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아무런 질환이 없거나 한 가지 질환만 있는 사람들에 비해 발병 이후 우울증과 불안증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몸 따로 마음 따로 분리 대처하기 보다, 심신의 관리를 어떻게 통합해야 할지가 과제인 셈이다.
현재 영국에서 1차 진료 서비스에 등록된 성인 중 4분의 1 이상은 ‘다중 만성질환’으로 알려진 두 가지 이상의 신체적 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에 측정된 다중 만성질환과 4~6년 후 평가된 우울증과 불안 사이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천식 폐기종 등 여러 가지 호흡기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나중에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이들은 호흡기 질환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같은 위장 질환이 요통 관절염과 같은 고통스러운 질환과 함께 겹쳐오는 것도 우울증 유발에 대한 강력한 예측 변수였다.
또한 3가지 신체적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1가지 질환을 가진 사람이나 신체적 이상이 없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거의 2배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다중 만성질환과 불안과의 연관성도 조사했다. 2가지 이상의 신체적 질환이 있을 경우 훗날 불안증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우울증과 유사한 결과가 드러났다.
특정한 환자에게 어떤 종류의 지원이 필요한지 파악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만성질환자에 대한 더 나은 지원과 통합된 관리를 제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논문의 보조 저자이자 정신과의사인 자얏 다스-문쉬 박사는 “이 연구는 만성적인 건강 문제와 우울증의 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의 관리를 통합하는 접근법을 사용한다면 신체 질환의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