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쪄도 괜찮은 부위가 있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입니다. 때이른 죽음을 부르기도 하죠. 그러나 지방이 쌓이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문제는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 몸의 어떤 곳은 무게가 나갈수록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것인데요.
이란의 셈난 대학교, 테헤란 대학교 등 연구진은 체지방과 사망률 사이의 관계를 다룬 논문 72편을 분석습니다. 2,500만에 달하는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총괄하자 복부 비만이 모든 종류의 죽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허리둘레가 4인치 늘어날 때마다 조기 사망 위험이 11% 늘어난 것이죠. 흡연 여부, 운동 시간과 음주량을 고려한 후에도 연관성은 명백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의 두 군데는 지방이 쌓여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니, 지방이 쌓이는 쪽이 오히려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결과를 낳았죠.
첫번째 부위는 허벅지. 3편의 논문은 허벅지 둘레가 2인치 증가할 때마다 원인 불문하고 사망 위험이 18% 낮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두번째는 엉덩이. 9편의 논문을 통해 여성의 엉덩이 둘레가 4인치 늘어나면 사망 위험이 10%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 중 한 사람인 타셰프 아마드 칸 박사는 비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엉덩이 둘레가 37인치로 똑같은 두 남자가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남자 A의 허리는 34인치, 또 남자 B의 허리는 41인치라면? 남자 B가 사망할 위험이 50% 크다는 것이죠.
칸 박사는 “비율이 조금만 달라져도 건강상 이득은 상당하다”면서 “허리둘레, 즉 복부 지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허벅지와 엉덩이에 살이 쪄도 좋다는 이야기는 반갑지만 역시 복부 지방을 줄이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되겠군요.
이번 연구 결과(Central fatness and risk of all cause mortality: systematic review and dose-response meta-analysis of 72 prospective cohort studies)는 ‘영국 의학 저널(The BMJ)’이 싣고, 미국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