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못 자면, 모레 두통이 온다"
불면은 두통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두통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반 이상은 잠을 설치는 걸 원인으로 꼽을 정도이죠.
경험에 의하면 둘은 분명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정말 그런 것일까요?
이를 주제로 한 연구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 병원 연구진은 두통 환자 98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을 조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두통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는 이들이었죠, 그러나 두통을 겪는 날은 한 달에 보름 미만이었습니다.
그들은 6주에 걸쳐 매일 두 번씩 수면의 세부 사항과 두통을 겪었는지 여부를 기록했습니다. 카페인을 얼마나 섭취했는지, 운동은 몇 시간이나 했는지,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였는지 등도 보고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또 손목에 기록 장치를 차고 지냈습니다. 정확한 수면 패턴을 알기 위해서였죠.
조사 기간 동안 두통을 호소한 경우는 모두 870건. 연구진은 분석 결과 두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면의 시간, 즉 자려고 애썼으나 잠들지 못한 시간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반면 전체적인 수면 시간이나 참가자들이 주관적으로 보고한 수면의 질은 두통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불면의 시간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음날이 아니라 다음 다음날이라는 것입니다. 즉 오늘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 두통이 오는 건 내일이 아니라 모레라는 점이죠.
저자 중 한 사람인 수잔 베르티쉬 박사는 “잠을 자려는 노력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 두통이 온다”면서 “그러나 수면 시간이 6시간 반 이하라거나 수면의 질이 낮다거나 하는 경우는 두통과 별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려고 애를 쓰지만 잠이 오지 않는 경우는 정말 괴롭기 마련이죠. 더불어 두통이 발생할 확률 또한 높아진다니, 불면의 고통에 두통까지 이중고를 겪게 되는 셈인데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르면 잠이 오지 않을 경우 침대에서 25분 이상 미적거려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뇌가 침대를 ‘자는 곳’이 아니라 ‘깨어 있는 곳’이라 기억하게 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도통 잠들기 어렵다면 침대에서 일어나 다른 공간으로 가서 책을 읽는 등 수면에 도움이 될만한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참고하시고 '꿀잠' 주무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Nightly sleep duration, fragmentation, and quality and daily risk of migraine)는 ‘신경학(Neurology)’ 저널에 게재되었습니다.
<이지원 에디터 / ljw316@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