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으락푸르락, 피부에 감정이 드러나는 이유

[사진=Lordn/gettyimagesbank]
화가 나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르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뾰루지가 발생한다.

이는 얼굴색을 의미하는 ‘안색’과 피부 상태 등이 지금 나의 감정 상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피부가 감정 상태를 반영할 수 있는 걸까? 그 이유는 우리가 엄마의 자궁에 있을 때부터 시작된다. 뇌와 피부는 자궁에 있을 때 발생학적으로 같은 세포층에서 형성된다. 이후 신경계와 표피층으로 분화되지만, 근본적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에서 코르티솔, 에피네프린, 테스토스테론 등의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러한 호르몬들은 과도한 유분 생성, 면역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건선, 입술포진, 여드름, 습진 등의 다양한 피부 트러블이 발생하게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피부가 ‘누수 상태’에 이르도록 만들기도 한다. 즉, 피부가 수분을 잃어 건조해지고 생기를 잃도록 만든다는 의미다. 피부 콜라겐을 분해해 주름이 보다 잘 생기는 피부를 만들고, 죽은 피부 세포들이 쌓여 칙칙해지도록 만들기도 한다.

피부가 이전보다 민감해지기도 한다. 과거에 사용했을 땐 아무 문제가 없었던 화장품이 이제는 발진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화장품 브랜드인 올레이가 진행한 최신 연구에서는 코르티솔이 피부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40%까지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스트레스 등에 대응할 수 있는 피부의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른 생활습관들이 나빠진다는 점도 피부에 부정적인 영향이 전달되는 이유다. 슬픔, 불안, 분노 등의 감정 상태를 보이는 사람들은 수면이나 식습관 등이 나빠지는데 수면 부족이나 설탕 등의 과도한 섭취는 피부 상태를 악화시킨다. 당연히 피부 관리에도 소홀해진다. 메이크업을 지우기 위해 깨끗하게 이중세안을 한다거나 충분히 보습을 주는 등의 과정을 건너뛰면서 모공이 막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이 촉발될 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즐거운 일이 생기면 엔도르핀, 옥시토신,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들은 피부 장벽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외부 유해물질의 침입을 막고, 수분을 더 잘 머금도록 만들며, 윤기가 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

즉, 좋은 피부와 좋은 안색을 유지하려면 피부 관리를 받는 것도 좋겠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감정 상태를 잘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부가 잘 재생하도록 숙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엔도르핀 분비를 유도하고 코르티솔 분비는 억제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겠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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