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태극권, 허리둘레 감소에 효과

관절염이나 요통이 있는 사람들에게 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무리가 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충격이 적은 태극권이 유산소 운동과 체력 훈련 만큼이나 허리둘레를 줄이고 콜레스테롤을 개선하는 등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과 연보’ 온라인판에 실린 홍콩대의 연구는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기 힘든 사람도 느리게 움직이는 태극권으로 비슷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홍콩에 사는 50세 이상 성인 5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12주 동안 태극권 수련 그룹, 근력 운동을 곁들인 유산소 운동 그룹, 아무런 운동을 하지 않는 그룹으로 무작위로 나뉘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남성 35.4인치, 여성 31.5인치 이상의 허리 사이즈를 가지고 있었다.

태극권 그룹은 강사의 주도 아래 주 3회 1시간씩 수련햇다. 유산소 운동 그룹은 주 3회 강사 지도로 근력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약 9개월 동안 허리 사이즈, 콜레스테롤 수치, 체중 변화를 측정했다. 아무런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평균 허리둘레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에 비해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두 그룹은 허리둘레가 많이 줄었다. 태극권 그룹은 평균 0.7인치, 유산소운동과 근력 훈련을 한 그룹은 0.5인치가 감소했다.

두 운동 그룹에서는 모두 체중과 중성지방 수치가 많이 떨어졌고, 운동하지 않는 그룹에 비해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했다. 태극권 그룹은 이러한 개선 효과가 약 9개월 동안 지속됐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은 유산소 운동 그룹과 달리 오래 가지 못했다.

연구에 참여한 홍콩대 공공보건대학원 신체운동학 팔코 시우 교수에 의하면 이번 발견은 굵은 허리둘레를 줄이고 싶은 사람이 지금 하는 운동 대신 태극권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태극권을 선호한다면 이 역시 좋은 선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이다. 시우 교수는 “힘든 운동을 내켜하지 않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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