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컴퓨터의 사랑, 가능할까?

유전학 석학 박종화 UNIST 교수, “자연스러운 미래”

사람과 컴퓨터의 사랑은 가능할까?

당연히 가능하고, 이에 따라 사람과 컴퓨터가 유전정보를 공유하고, 성의 형태가 변하는 사회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생물정보학의 세계적 석학을 통해 발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 전문 미디어 '속삭닷컴'은 지난 23일 서울 세종대 대양AI센터에서 열린 대한성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생명 활동은 스위치가 확대되며 정보를 처리하는 작용이며, 성행위도 생물학적으로 유전 정보를 섞는 특별한 정보처리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의 특강을 보도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지구에서 성관계는 20억 년 전 미생물이 자신을 공격하는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정보를 교류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두 미생물이 섬모(Pilus)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았으며, 케임브리지대학교 데이비드 맥케이 교수가 밝힌 대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효율상 암수로 나누어졌다는 것.

박 교수는 “자연계에서 성은 다양한 형태를 띠며 생물학적으로는 양성뿐 아니라 동성, 중성, 변성, 혼성, 변태 등 모든 것이 정상”이라면서 “사람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해서 정상과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현재 인류의 사고일 뿐이고 미래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스마트 폰이 인간의 뇌 역할을 하고, 사람과 스마트 폰이 서로 정보를 교류하듯, 사이보그나 가상현실 등을 통해서 컴퓨터와 사람이 사랑을 하고 유전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도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박 교수는 게놈 상으로는 남성과 여성이 하나의 종이 아닌 두 종이 함께 번식을 하는 모델과 비슷하다면서, 따라서 생물학적으로 성평등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성다양성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다양한 성 형태가 존재하는 자연계에도 어울린다는 것.

박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생명정보학 박사를 받았고 미국 하버드대 의대, 유럽생정보학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종신교수로 근무하다 카이스트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로 영입됐으며 현재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겸 ㈜클리노믹스 공동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유전체 연구의 세계적 석학이다. 최근에는 생물과 유전자의 원리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인류 사회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미래과학자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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