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에 알레르기 있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특정 음식이나 식물, 동물 등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코로나19 백신에 든 성분이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다행히 알레르기 이력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드물게 일부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사람들의 증상은 국부적 두드러기, 쌕쌕거림 등이다. 그리고 극히 소수에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보고된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연관성을 보인 아나필락시스는 총 2건이다.
알레르기 반응의 주범은 PEG와 폴리소르베이트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주된 원인은 백신에 든 폴리에틸렌글리콜(PEG) 혹은 폴리소르베이트와 같은 첨가물에 있다. 이들은 제품 속 성분들이 잘 섞이고 안정화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드는데, 기존에는 건강기능식품의 피막제,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한 장세척제, 페이스크림과 같은 화장품 등에 사용돼왔다.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은 PEG를 함유하고 있고, 얀센 백신은 폴리소르베이트를 함유하고 있다. 방부제, 달걀, 라텍스 등의 성분은 들어있지 않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둘 다 mRNA 백신 플랫폼으로 개발된 백신으로, PEG를 함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지방, 나트륨, 당, 산 등의 재료들이 배합돼 들어있는데, PEG는 지방 물질에 해당한다. 이는 백신에 든 중요한 성분들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얀센 백신은 폴리소르베이트를 함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PEG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얀센 백신을 택하면 될까? 그렇지는 않다. PEG와 폴리소르베이트는 서로 교차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둘 중 하나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은 다른 하나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PEG에 알레르기가 있는 한 미국 여성이 얀센 백신 접종 후 곧바로 고열, 오한, 두통 등의 증상을 경험했다. 이 여성은 PEG가 들어간 화장품을 사용할 때 두통을 경험해온 만큼, PEG와 교차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폴리소르베이트가 이번 부작용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음식·동물 등 백신과 무관한 알레르기 있을 땐...
위 사례의 여성은 PEG에 알레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았지만, 일반적으로 PEG와 폴리소르베이트 등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 경험이 있다면 접종을 피해야 한다. 하지만 달걀, 반려동물 등 이러한 성분과 무관한 대상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까지 백신 접종을 기피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신이 코로나19 백신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존에 PEG와 폴리소르베이트에 대한 알레르기 이력이 있다면 가장 좋은 지표가 되겠지만, 이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기존의 백신 접종 경험이 또 하나의 지표가 되겠다. 가령 독감 백신을 맞고 알레르기가 발생한 경험이 있다면, 코로나 백신 접종 전 알레르기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의사는 환자에게 PEG가 포함된 완화제를 약하게 처방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교적 안전하게 메스꺼움,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해 PEG 과민반응이 일어나는지 체크할 수 있다.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한 적은 없지만,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싶을 정도로 걱정이 된다면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약인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무엇보다 접종 후 30분간 병원에 머물며 경과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곤란 등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땐 곧바로 병원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백신 접종 센터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사람들을 위해 에피네프린을 구비하고 있으니, 알레르기 이력이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센터에 머물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지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