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너무 안 받아도 위험 (연구)

 

[사진=Alona Vovk/gettyimagebank]
일상에 부대끼다 보면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어른들은 물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래저래 쌓인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흉으로 지탄 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트레스 없는 삶을 이상적으로 생각하지만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고 사는 것에는 숨겨진 위험이 존재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생활에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생활속에서 전혀 스트레스 요인이 없다고 보고한 사람들의 경우 일상에서 더 나은 웰빙을 경험하고 만성적 건강문제를 갖게될 가능성도 낮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이런 사람들은 낮은 인지기능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연구를 수행한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인간 발달과 가족연구 담당 데이비드 알메이다 교수는 “일상의 작은 스트레스들이 불편하긴 해도 뇌에 잠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한다. 이 연구 결과는 ‘이모우션’ 저널에 실렸다.

알메이다 교수에 의하면 스트레스 요인이 생기면 짜증이 치솟지만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생기게 된다. 가령, 중요한 화상 회의 전에 갑자기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면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반면 ‘컴퓨터 수리’의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인지 기능에는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의 많은 연구들은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은 결과 ‘스트레스는 언제나 나쁘다’는 부정적 결과와 연관시켰다. 새로운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과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상태란 가장 건강한 삶인지를 살펴보았다.

이 연구에는 2711명이 참여했다. 연구 시작 전에 참여자들은 짧은 인지테스트를 마쳤다. 이후 참여자들은 8일 연속 매일 밤 연구원들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기분, 만성적 건강문제, 두통, 기침, 인후통 등 신체 증상, 그리고 그날 하루 동안 무엇을 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전체 참여자 중 약 10%가 스트레스 요인이 전혀 없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만성적인 건강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낮았다. 한편 인지검사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그 수치는 8년 이상 노화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이들은 또한 하루 종일 긍정적인 일을 적게 경험 했으며, 다른 사람과 감정적 지원을 주고 받는 일도 적었다.

알메이다 교수는 “부정적인 사건과 긍정적인 사건은 극과 극의 반대라는 가정이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와 말다툼을 하거나 컴퓨터가 고장 나거나 교통 체증에 갇히는 등 사소한 일상적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이 바쁘고 충만한 삶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곧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지표라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 아니라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득이 될 수도 있다. 스트레스 그 자체보다 더 나쁜 것은?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에 일일이 화를 내거나 걱정스럽게 반응하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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